[기자수첩] '검찰의 도덕불감증' 도 넘었다!

박대웅 / 기사승인 : 2011-11-28 14: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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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검사', '람보르기니 검사' 논란, 국민의 처참한 마음을 읽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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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에 이어 '벤츠 검사'. 다음에 어떤 비리 검사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더할까.

최근 모 여자 검사가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로부터 벤츠 승용차와 법인카드를 받아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벤츠 검사' 이외에도 현직 검찰 고위간부 2명도 부장판사 출신인 이 변호사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의혹을 받고 있어 향후 검찰의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도덕성과 정직성을 바탕으로 정의를 실현해야 할 일선 검사와 간부급 검사들의 잇따른 부정과 비리는 한마디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옛말이 떠오를 만큼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지난해 스폰서 검사 사건이 터졌을 당시 검찰은 "검사가 스폰서를 두는 것은 옛날 이야기이고 요즘에는 다 없어졌다"고 해명했다. 당시 MBC 'PD수첩'을 통해 스폰서 검사 의혹을 제기했던 제보자는 후에 책까지 펴내며 성매매 검사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검찰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간단히 넘겼지만 검찰의 말대로 사실이 아니라면 이는 심대한 명예훼손이다. 때문에 소송이 줄을 이었을 법한데도 아직 법적으로 문제를 삼았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2년 전에는 검찰총장 후보자 마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스폰서 의혹으로 낙마한 바 있다.

지난 10월에도 건설사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지방의 검사장이 사표를 냈다. 또 고소인으로부터 현금 2800만원과 술접대를 받은 전직 검사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일도 있었다. 검찰의 도덕불감증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자신들의 비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쇄신과 자정을 다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리 의혹은 왜 끊이지 않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때문이다.

'그랜저 검사' 파문 당시에도 검찰은 처음 무혐의 처리했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해당 검사를 법의 심판대에 올렸다. 이 검사는 징역 2년6월을 선고 받았다. 지난 10월 말 사표를 낸 'ㅅ' 검사장 사건 역시 비슷하다. 경찰은 비리 혐의로 내사하다 그가 사표를 내자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당시 검찰의 압력행사 의혹이 거셌다. 검찰 비리를 부추기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는 검찰의 특권의식과 집단이기주의에 그 원인을 두고 있다. 즉 검사들의 비리가 개인적 차원이 아닌 집단적, 구조적 문제를 띄고 있다는 이야기다.

대검은 지난 주말 열린 전국 감찰담당부장회의에서 감찰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검찰은 감찰 전담 검사 증원, 감찰 업무 일원화, 청탁등록센터 등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유흥주점 내 품위 손상행위 제한 규정을 신설하는 등 대검 공무원 행동강령을 개정했다. 문제는 이러한 개선 방안들이 검찰 비리의 본질을 외면한 '가지치기' 수준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검찰이 근본적으로 개혁 의지가 있는 것인지 조차 의심된다.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검찰 자신의 자정 개혁 노력을 기대하기보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보다 높은 법적·제도적 기준 마련이 더욱 현실성 있어 보인다. 때문에 경찰의 검찰 비리 수사권 요구는 충분히 설득력있는 주장이다.

'그랜저 검사'에 이어 '벤츠 검사' 사건이 불거지면서 '포르쉐 검사', '람보르기니 검사' 등 초고급 승용차 이름의 검찰 비리가 또 불거질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 검찰은 검찰 자신들을 향한 국민들의 이런 처참한 마음을 읽어야만 한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데 검찰에 대한 신뢰와 권위가 설리 만무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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