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함께 한 해외등반 국내 산악인들은?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10-30 12: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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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 등정에 나섰던 박영석(48) 대장을 비롯한 원정대가 돌아 오지 못했다.

지난 18일 오후 7시15분(한국시간) 등반 도중 연락이 끊겼던 박 대장을 비롯해 2명의 대원(신동민 강기석)들은 그간 구조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고 발생 12일만인 29일 구조대의 수색작업 공식 종료로 그리던 가족 동료와 함께 고국으로 함께 오지 못하게 됐다.

박 대장은 안나푸르나 남벽에 신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지난달 12일 원정길에 올랐다. 1993년 등정에 성공한 이후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박 대장은 지난해 안나푸르나의 신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등정에 나섰다가 실패했다.

하지만 안나푸르나는 그의 세 번째 발걸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산스크리트어로 '수확의 여신'이라는 뜻의 안나푸르나. 히말라야에서 10번째 높은 봉우리인 안나푸르나(8091m)는 많은 국내 산악인에게 악몽을 안겼다.

안나푸르나는 1999년 스페인 바스크원정대와 합동대를 꾸린 엄홍길이 '안나푸르나 원정대'를 이끌고 등반을 시도했다가 5번의 도전 끝에야 정상을 밟을 수 있을 정도로 험하기로 악명 높은 산이다.

'국내 여성 최초 8000급 4번째 봉우리 등정'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원정대에 이름을 올렸떤 여성 산악인 지현옥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현옥은 같은해 4월29일 안나푸르나 등정에 성공한 뒤 하산 도중 7800m지점에서 실종됐다.

그에 앞선 1978년에는 산악인 유재원이 그해 7월28일 안나푸르나 북벽을 등반하고 하산하던 도중 눈사태로 조난당했다.

안나푸르나는 히말라야 중부에 줄지어선 고봉이다. 길이가 무려 55km에 달하고, 최고봉인 안나푸르나 제1봉은 높이가 8091m로 8000m이상의 고산을 의미하는 히말라야 14좌 중 하나이다. 높이는 14좌중 10번째에 해당하지만 예고 없는 눈사태와 심한 강풍으로 등정이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

1950년 6월 3일 프랑스의 모리스 에르조그와 루이 라슈날이 안나푸르나의 제1봉 등정에 성공하면서 인류최초 첫 8000m급 등정으로 기록됐다.

국내 산악인이 히말라야 원정 도중 목숨을 잃은 첫 케이스는 지금부터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나슬루 원정대'의 김기섭 대원은 71년 5월4일 마나슬루 7600m지점에 제5캠프를 설치하던 도중 돌풍에 휩싸여 40m 아래 절벽으로 떨어져 돌아오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는 2009년 7월11일 여성 산악인 고미영이 낭가파르바트(8126m) 정상에서 내려오다가 목숨을 잃어 주위로부터 안타까움을 샀다.

그는 낭가파르바트 정상을 밟은 뒤 하산하던 중 해발 6200m 지점 '칼날 능선'에서 실족했다. 고미영이 추락한 장소는 눈사태와 낙석이 자주 발생해 대원들끼리 로프로 몸을 묶을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에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고미영은 2009년에만 히말라야 8000급 봉우리를 4개나 오르며 총 11좌 등정에 성공했다. 2007년 여성 산악인으로는 최초로 8000m급 산 3개를 등정하는 기록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산악인으로 꼽혀왔다.

사고 직전까지 오은선과 함께 8000m급 14좌 등정 기록을 놓고 경쟁을 벌여 한국 산악계에 '과도한 기록경쟁'이라는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1998년 9월28일에는 최승철, 김형진, 신상만이 히말라야의 탈레이사가르를 등반하던 중 북벽 블랙피라미드(타워) 루트를 개척하며 정상에 오르던 중 사고를 당했다.

탈레이가사르는 해발 고도 6904m로 히말라야 강고트리 산군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비록 8000m급 14좌는 아니지만 경사가 무척 심해 난이도가 가장 어려운 봉우리에 속한다.

이들은 탈레이가사르 북벽 정상 바로 밑 가장 어렵다는 블랙피라미드(타워)구간까지 돌파했으나 정상으로 이어지는 비교적 쉬운 설릉구간을 남겨놓고 갑자기 불어닥친 눈보라를 피하지 못했다.

히말라야는 아니지만 '정상의 사나이' 고상돈 대장은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6194m)에서 희생되기도 했다.

1977년 한국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던 고 대장은 2년 뒤 에베레스트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에 도전했다. 마침내 6194m 고지를 정복한 고 대장은 하산하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 해발 6000m 지점에서 한 대원이 실족하자 몸을 로프로 연결했던 일행 3명은 함께 추락했다. 이때 고 대장과 이일교 대원은 숨지고, 박훈규 대원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한국원정대 주요 사고 기록(사고연도·사고장소)

▲김기섭(1971년·마나슬루) ▲유재원(1978년·안나푸르나) ▲고상돈(1979년·맥킨리) ▲최승철·김형진·신상만(1998년·탈레이사가르) ▲지현옥(1999년·안나푸르나) ▲고미영(2009년·낭가파르바트)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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