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폭탄주 제조법…그녀의 산책길과 눈물?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10-23 13: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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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늘 단아하고 정돈된 모습만을 보여줘 '신비주의자'라는 말까지 듣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술을 마시고 폭탄주를 제조할까?

2004년 한나라당 수석부대변인 시절부터 현재까지 박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언론 창구역할을 해온 이정현 의원이 23일 출간된 에세이집 '진심이면 통합니다'(출판사 크리에이티브 창인)에서 박 전 대표의 '폭탄주 제조법', '박근혜의 숲', '눈물' 등 알려지지 않은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폭탄주도 '이공계식'으로 제조해요"

이 의원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술을 잘 못하지만 가끔씩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직접 만들어 돌린다. 그러면서 폭탄주 제조법에 대한 설명을 곁들이기도 한다.

박 전 대표는 "제가 이공계 출신인 거 다 아시죠. 폭탄주도 이공계식으로 제조해요"라고 밝힌 후 "비율뿐만 아니라 따르는 각도도 중요하구요. 제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만든 폭탄주가 특별합니다"며 좌중을 웃게 했다.

그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전화를 받느라 동행 기자들과 약속한 '호프타임'에 늦자 "후래자 세 모금이라면서요?"라며 맥주 세모금을 꿀꺽꿀꺽 마셔 기자들의 웃음을 터트렸다.

박 전 대표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지만 술자리는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잔에 입을 대는 정도일 뿐 거의 마시지 않는다. 하지만 재기발랄한 농담으로 술자리의 흥을 돋군다.

◇추풍령 휴게소에 '박근혜의 숲'이?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고속도로 추풍령 휴게소의 잪은 숲에서 산책하는 것을 즐긴다. 보좌관들은 이곳을 '박근혜의 숲'이라고 부른다.

이 의원은 "갑자기 눈발이 날리자 박 전 대표가 얇은 머플러를 꺼내더니 '성냥팔이 소녀'처럼 얇은 머플러를 머리에 둘렀다"며 "사진기자들이 봤으면 멋진 한 컷이 나왔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어느 5월 고속도로 휴게소 근처에서 박 전 대표가 철책 사이의 풀밭에서 뭔가에 열중하고 있었다"며 "다가가보니 풀잎 위에 앉아있는 청개구리 새끼를 다른 풀잎을 구부려 간지럼을 태우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순두부 백반'을, 공항식당에서는 '우거지탕'을 주로 주문한다. 그리고는 꼭 "저~ 다대기 있어요?"라고 한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아이스크림 '돼지바'를 사서 나눠주기도 했다.

◇박근혜 "나는 흘릴 눈물이 없나봐요"

이정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눈물에 얽힌 사연도 공개했다.

한 조찬자리에서 한 시인이 육영수 박근혜 관련 자작시를 낭독해 행사장이 온통 눈물바다가 됐는데도 박 전 대표는 끝내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이 의원이 후에 박 전 대표에게 "사진기자들이 눈물 사진 못찍었다고 불만입니다"라고 말하자 박 전 대표는 웃으면서 "저는 흘릴 눈물이 없나봐요"라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면서 정치를 시작하기 전에 친지들과 TV드라마를 보는데 같이 보던 사람들이 눈물을 닦는 것을 보고 '저 정도를 가지고 눈물이 나오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살아온 삶을 있는 그대로 다 말해주고 '이래도 대통령 딸로 살고 싶느냐' 물으면 그렇게 살겠다는 사람, 한 사람도 없을 거예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천안함 조문·측근 시한부선고에 '눈물'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박 전 대표도 울 때가 있다. 이 의원은 자신이 목격한 박 전 대표의 눈물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2007년 대선 경선이 끝난 후 큰 병에 걸려 시한부 판정을 찾은 한 측근 인사를 방문했다.

박 전 대표의 방문 소식을 들은 이 측근은 젖은 수건으로 온몸을 닦아 달라고 한 뒤 양복으로 갈아 입고 넥타이까지 한 후 침상에 꼿꼿하게 앉아 박 전 대표를 맞아 "꼭 큰 지도자가 돼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 말을 듣고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병실문을 나서자마자 벽에 기대서 한참이나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렸다.

미국 하버드대를 방문했다가 학교안 교회의 벽면에 한국전에 참전했다, 사망한 학생들의 이름이 새겨진 동판을 봤을 때도 혼자 교회안 통로로 걸어가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고엽제 환자 모임에 참석해 연설을 할 때에는 "조국이 여러분들을 위해 무엇을 해드렸는지 묻는다면…"이라고 말하다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고, 천안함 희생자 조문 때 애절하게 통곡하는 희생자의 노모를 안고 한참동안 같이 울기도 했다.

이정현 의원은 오는 27일 오후 3시 광주 빛고을시민체육관에서 자전적 에세이 '진심이면 통합니다'의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박근혜 전 대표도 참석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가 호남을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지난 대선 이후 3년10개월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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