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지도부 없는 반월가 시위, 계속될 수 있나?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10-16 13: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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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街)를 점령하라' 시위대는 기존 질서를 무너뜨리고 빈곤층을 해방시키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문제는 시위대원들조차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 마디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가 수뇌부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15일 전세계 82개국 951개 도시에서 뉴욕에서 한 달 전 시작된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에 동조하는 시위가 열렸을 정도로 이에 동조하는 세력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수뇌부가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시위는 분명한 행동 지침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내세울 만한 강령 같은 것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시위대원들조차도 이러한 상황에 당황하고 있다.

지금까지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소셜 미디어의 힘에 크게 의존해 왔다. 그러나 시위 지도부에서 통일된 행동 지침이나 앞으로의 행동 강령 같은 것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이러한 시위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심지어 시위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 것인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학자들은 명백한 지휘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한계와 동시에 장점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아랍의 봄'과 같은 대규모 시위 역시 뚜렷한 지도자를 꼽기 어려운 상황에서 상당부분 성과를 거둔 게 사실이기도 하다.

이들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고 구체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동의 없이도 기업들의 탐욕과 같은 광범위한 주제로 신속하게 많은 시위대를 집결시킬 수 있다는 것 등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주코티 공원에 모인 많은 시위대원들이 총회 토론을 바탕으로 행동을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의사 결정을 지연시킬 수밖에 없다. 조이 피어슨(29)이라는 한 시위대원은 "많은 사람들이 시위를 이끌 수는 없다. 지휘부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뚜렷한 지도부가 없다는 것보다 모여든 시위를 지지하는 사람들 간에 이념적 차이가 크다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위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보다 시위를 지지하면서도 참여는 하지 않는 훨씬 많은 사람들의 생각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콜롬비아 대학의 토드 기틀린 교수는 "주코티 공원에 모인 젊은 시위대원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사회체제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를 지지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코 새로운 사회체제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중산층으로 발돋움하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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