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대한민국의 99%가 행동에 나선다. 최근 '월가 점령(Occupy Wall Street)' 시위의 여파가 태평양을 건너 대한민국 여의도에서도 재점화 될 조짐이다. 더욱이 저축은행 사태와 은행들의 과도한 성과급 지급 논란 등으로 금융권의 탐욕과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기에 '여의도 점령' 시위의 후폭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13일 금융소비자권리찾기연석회의와 금융소비자협회,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 투기자본에 경종을 울리는 세계적 운동에 함께하고자 한다"며 오는 1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금융 규제 강화와 그릇된 금융정책에 대한 책임 규명, 금융소비자 피해 보상 촉구 등을 요구하는 '여의도 점령'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도 노동ㆍ빈민ㆍ철거민단체 연대체인 빈곤사회연대를 비롯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마디로 오는 15일은 행동하는 99%의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세계 25개국 400여 개 도시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가 욕심에 눈먼 금융자본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로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탐욕이 부른 잘못으로 전국민이 고통을 겪은 만큼 금융권은 이번 계기로 통렬한 자기 비판과 반성의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금융권에 4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늘어나는 고용불안과 치솟는 물가 등 갈수록 심각해지는 민생고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참아냈다. '더 열심히 일하자'라며 견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그사이 금융권은 가계대출을 늘리는 손쉬운 방법으로 사상 최대의 이익을 창출했다.
월가를 점령한 시위대가 그러했듯 대한민국의 99% 역시 변하고 있다. 이 모든 어려움의 근원지로 금융권을 지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권의 탐욕이 부른 고통을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마음들이 하나 둘, 여의도로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긴장해야 한다. 뼈를 깎는 자기 성찰과 변화를 꾀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1987년 6월, '정치 민주화'라는 발등의 불이 급해 잠시 미뤄뒀던 '경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대한민국 99%를 통해 들불처럼 번져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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