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갈수록 치열한 양상을 보이는 10·26재·보궐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승리로 기세를 몰아 정권 재창출에 도전하려는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악재들로 "망했다"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과연 한나라당의 발목을 잡는 악재들은 무엇일까.
# 신재민 등 정권 측근들의 비리 의혹
이번 10·26재보선의 성격은 크게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안정론'과 "정부·여당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심판론'의 대결로 압축할 수 있다. 특히 이같은 심판론에 힘입어 박원순 야권통합 후보는 중도층과 무당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심판론'을 부채질하는 정권 핵심 인사들의 비리 의혹은 한나라당으로서는 반갑지 않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에게서 10억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9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 회장이 신 전 차관에게 금품을 건냈다고 폭로한지 18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신 전 차관을 상대로 이 회장에게 현금과 상품권, 법인카드, 차량 등을 지원받았는지, 받았다면 대가성이 있는지 등을 집중추궁하면서 알선수뢰죄(워크아웃 구명로비) 및 정치자금법(안국포럼 운영자금) 위반 등의 혐의를 부여할 수 있는지 따지고 있다.
신 전 차관이 검찰에 소환됨에 따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일본 출장 접대 의혹과 2008년 추석과 2009년 봄에 신 전 차관으로부터 50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등의 수사도 급물살을 타며 정권 심판론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 '옥매트 스캔들', 장애인 후원품 횡령 파문
권력형 비리 게이트에 이어 한나라당 내에서도 금품 횡령 파문, 일명 '옥매트 스캔들'이 불거져 갈길 바쁜 한나라당의 발목을 잡았다. 2011년도 정기 국정감사 마지막 날이던 지난 7일, 문방위 국감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장애인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할 옥매트를 빼돌려 나눠 쓴 사실이 폭로 된 것이다. '별이 다섯 개'라는 광고로 유명한 장수돌침대사는 지난해 12월 대한장애인체육회에 시가 7억원 상당의 옥매트 900장을 후원했다. 하지만 이중 장애인체육회가 실제로 수령한 것은 100장으로 나머지 800장이 사라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장병완 의원은 윤석용 한나라당 의원이 후원받은 옥매트를 자신의 지역구인 강동구 주민에게 뿌리고, 일부는 한나라당 의원 5명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금액으로 따지면 6억 4000만원을 횡령한 것이다. 현행법상 지역구민에게 현물 및 금품을 살포한 행위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며, 고액의 금품을 수수한 행위는 정치자금법 위반이다. 특히 대한장애인체육회에 보냈어야 할 800개의 옥돌매트가 횡령된 것은 형법상 횡령죄에 해당하는 중죄다.
# 나경원 선거캠프는 후보자 안티클럽?
정권과 집권 여당에 이어 이번 10·26재보선 최대 접전지로 꼽히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조차 연일 구설에 휩싸였다. 더욱이 나 후보를 적극 옹호해야할 선거캠프 핵심인사마저 본분을 망각해 나 후보는 물론 한나라당의 근심이 깊다. 나 후보의 대변인이었던 신지호 의원의 지난 7일 새벽 MBC '100분 토론'에 술에 취한채 출연해 논란을 빚었다. 결국 신 의원은 8일 음주 방송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대변인 직에서 사퇴했다. 하지만 반말 사과문 게재로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나 후보 역시 신중하지 못한 행보와 언행으로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여당 내 한 당직자는 "나 후보도 자위대 행사 참석, 장애인 목욕 등 논란에 휘말렸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인 알몸 목욕 논란에 이어 또다시 장애인 비하발언으로 나 후보에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나 후보는 지난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시각장애인 연주단 '한빛예술단'의 정기연주회에 참석해 "이제 장애인이 먹고 자고 입는 문제만 말할 것이 아니라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줘야한다"며 "시각장애인이 장애인 중에서 제일 우수하다"말해 "장애인을 서열화 한다" "다른 장애인을 열등하단 말인가" 등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