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보다 잘 웃어요. 이제 울상도 잘 짓지 않고요. 전보다 더 밝아진 것 같습니다. 하하하."
예전과 달리 부쩍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룹 'JYJ'의 멤버 박유천(25)은 "2년 전에는 뭐든지 비장한 각오로 임했는데 이제는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며 웃었다.
JYJ는 지난달 28일 첫 한국어 앨범 '인 헤븐'을 발표했다. 앨범 동명 타이틀곡 등 총 10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선주문만 30만장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김재중(25)은 심적으로 예전보다 여유로워졌지만 "여전히 기본적으로 노래를 부를 때는 목에서 피 터지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월드투어에서 이미 선보인 곡들이 들어가 있지만 기분이 색다르다"며 "멤버들이 80% 이상 참여한 앨범이라 감회가 새롭다"며 눈을 빛냈다.
박유천은 "자작곡을 발표하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 울타리가 없었다는 점"이라며 "이런저런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즐거웠다"고 신나했다.
김준수(24)는 "예전 앨범들이 이미 그려져 있던 그림이라면 이번 앨범은 우리가 밑그림부터 그려나갔다"며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만든 앨범이다. 남다르고 애착이 간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그간 발표한 곡들의 여정이 담긴 앨범이라 더 뜻이 깊기도 해요."
앨범 수록곡 대부분이 자작곡인 만큼 싱어송라이터의 자질을 갖춰가고 있으나 여전히 JYJ는 아이돌로 분류된다. 김준수는 "우리나라에서만 아이돌이라는 용어가 좋지 않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며 "요새는 실력 있는 아이돌이 늘어나 용어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태생인 아이돌을 벗어나기보다는 우리가 하는 음악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바랐다.
그룹 '동방신기' 출신인 JYJ 멤버들은 동방신기 매니지먼트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로 인해 JYJ는 방송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2009년 7월 SM을 나오면서 활동을 중단한 이후 지난해 10월 JYJ를 결성, 미국 힙합스타 카니예 웨스트(33), 로드니 저킨스(33) 등이 참여해 화제가 된 월드 와이드음반 '더 비기닝'을 내놓고 다시 노래하기 시작했다.
김재중은 "연기 등 지난 2년 간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면서 성장한 것 같다"며 "과거보다 발전했다. 마음가짐이 예전보다 어른이 된 것 같다"는 마음이다. "사람을 대하는 방식이나 생각을 하는 자체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박유천 역시 "그간 발전해왔다"고 김재중의 의견에 동의했다.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팬들이 떠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탈어놓았다.
김준수는 "물론 2년 동안 힘이 들 때도 있었지만 우리 멤버들이 있어서 다행이었다"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을 멤버들이 채워줘 감사했다"며 우정을 확인했다.
타이틀곡 '인 헤븐'과 김형석(45)이 멜로디를 만든 '소년의 편지' 등은 발라드다. 애절하지만 후렴구에서 멤버들의 하모니가 돋보이는 웅장한 노래다.
김재중은 지상파 가요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는 만큼 "공연에서 들려줄 웅장한 노래가 필요했다"는 판단이다. "주로 콘서트를 통해서 팬들을 찾아가기 때문에 앨범 수록곡들이 공연 위주로 포커스가 맞춰졌다"며 "그래서 기존의 곡들보다 에너지가 더 소비되는 것 같다"고 수용했다.
방송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것에 대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지난 7월20일 KBS 1TV '7대경관 기원 특집 5원 생중계' 때처럼 본래 출연 예정이었다가 추후에 배제되는 경우는 더 안타깝다.
박유천은 "우리의 노래를 더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뜻대로 안 되니 섭섭한 마음이 있다"고 고백했다. 1위가 목표는 아니다. "우리의 노래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김준수는 "바라는 게 있다면 다른 가수들과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그날이 올 때가지 계속 부딪혀나가겠다"는 각오다.
이미 동방신기 시절부터 아시아에서 많은 팬을 끌어모은 JYJ는 지난 상반기 미주 투어를 거쳐 유럽진출을 꾀한다. 2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팔라우 산 호르디 경기장, 11월6일 독일 베를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김재중은 "유럽에도 우리 팬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현지에서 많은 팬들과 교감하고 싶다"고 바랐다.
김준수는 "미주 지역에서 단독으로 공연하는 건 처음이라 긴장이 됐지만 많은 분들이 노래를 따라 불러줘 힘을 낼 수 있었다"며 "유럽에서도 현지 유행에 맞추기보다 우리 식의 음악을 보여주면 통할 것"이라 고 기대했다.
독보적인 인기를 구축한 일본에서도 다시 활동하고 싶다. 박유천은 "동방신기 시절부터 일본 공연은 항상 재미있었다"며 "오랜만에 일본에서 새 싱글을 내고 지방투어를 하고 싶다"며 그리움을 숨기지 않았다.
JYJ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좇는 팬을 일컫는 '사생팬'이 많기로 소문난 팀이다. 김재중은 "우리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건 감사하다"면서도 "우리의 사진을 찍어 파는 등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쫓아 다니는 팬들은 너무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자신들 앞에 '동방신기 출신' 또는 '동방신기 전 멤버'라는 타이틀이 붙는 게 싫다는 김재중의 왼쪽 가슴 근처에는 SM을 나올 때 새겼다는 스페인어 문신이 있다. '남의 핑계를 대지 마라', '신념을 가져라'라는 뜻이다.
김재중은 "우리는 여전히 동방신기 멤버다. 동방신기 안에서 JYJ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왜 각자 이름의 이니셜을 따서 팀명을 지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김준수는 "나중에 웃으면서 이 모든 것들이 '정말 좋은 추억이었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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