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좌완 에이스들의 몰락이 눈에 띈다. 지난해까지 좌완투수는 '괴물 에이스' 류현진을 중심으로 김광현, 양현종, 봉중근, 장원삼 등이 경쟁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올해는 우완 투수들이 강세를 보인 반면 좌완 투수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장원삼이 예년만 못했으며 봉중근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사이 차우찬과 장원준이 새로운 좌완 투톱으로 이름을 날렸다.
류현진은 올 시즌 두 자리 승수(11승 7패)를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으나 개인적으로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다. 류현진은 부진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4월 한 달간 무려 4패(1승)을 거두며 우울하게 출발했고 팀도 에이스의 부진으로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5월부터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류현진은 5월에 3승(1패) 평균자책점 2.77을 기록했으며 6월에도 4승(1패)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6월말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목 부근에 담 증상으로 큰 부상이 아닌 듯 했다. 7월에 중간 계투로만 활약하다 등 견갑골 쪽 통증이 재발하면서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두 달 가량을 재활로 보낸 류현진은 9월부터 자신의 이름 값을 했다. 9월에 세 번 선발등판해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부상을 완벽하게 털어내면서 내년 시즌을 기대케 하고 있다.
김광현도 아쉬운 한해를 보내고 있다. 6월 23일 부상으로 팀을 떠난 김광현은 세 달 뒤인 지난 20일 복귀했다. 소속팀 SK를 2위자리에 올려놓기 위해서다. 부상과 부진의 여파가 컸던 김광현은 올 시즌 4승 6패 평균자책점 5.12로 최악의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오랜만에 1군 무대를 밟아선지 김광현은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부상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감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을 빨리 떨쳐내야만 포스트시즌에서 팀이 기대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자신도 올 시즌 부진에 대한 아쉬움을 떨칠 수 있게 된다.
양현종과 장원삼도 실망스럽다. 양현종은 6월까지 6승 5패로 그럴 듯한 성적을 냈다. 그러나 5회를 채우지 못한 조기강판이 4차례나 될 정도로 둘쭉날쭉했다. 7월 이후에는 선발로테이션에서 빠지면서 컨디션 찾기에 주력했다. 결국 양현종은 7월 이후 지금까자 단 한 차례 승리를 거뒀다. 장원삼도 어깨 부상여파로 전반기에 2승3패 평균자책점 5.60에 그쳤다. 하반기에 들어 살아나면서 5승을 더했으나 2년 연속 두 자리 승수 쌓기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반면 지난해 후반부터 급성장한 차우찬과 꾸준하게 활약해 온 장원준이 특급 좌완으로 우뚝섰다. 장원준은 14승6패 평균자책점 3.27로 좌완 가운데 승수가 가장 많고 평균자책점은 가장 적다. 차우찬은 풀타임 선발 첫 해부터 두 자리 승수(10승5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에이스로 군림하던 좌완투수들이 몰락하면서 그 여파는 팀 성적으로 고스란히 반영됐다. 류현진의 한화는 꼴찌 탈출 경쟁을 해왔으며 김광현의 SK는 시즌 막판까지 피말리는 순위싸움을 하고 있다. 또 봉중근의 LG는 이번에도 가을 잔치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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