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33)과 유승호(18)가 주연한 스릴러 영화 '블라인드'의 안상훈(36) 감독이 지난 여름 코믹 액션 블록버스터 '퀵'(감독 조범구)에 출연했다. 그것도 유치원생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인물검색이 당사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안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2011년 영화 '퀵' 단역-싸인 유치원생1', '2010년 드라마 '레인보우' 특별출연-강호준'이라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이는 안 감독의 경력이 아니다. 네이버가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면서 동명이인들의 이력을 옮겨다 놓은 것이다.
'레인보우'야 '특별출연'이라고 돼있으니 착각할 수 있다 해도, '퀵'의 유치원생은 누가 봐도 황당하다. 안 감독은 "어 아닌데…"라며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 거죠?"라며 웃었다.
개봉 5일만에 관객 100만명 돌파가 예상되는 사회고발 영화 '도가니'(감독 황동혁)에서 인권운동가 '서유진'을 연기한 영화배우 정유미(28)도 마찬가지다. 정유미는 2005년 김정은(35) 주연작 '사랑니'(감독 정지우)의 조연 '조인영'으로 데뷔해 5년 넘게 30편 가까운 크고 작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해 왔다.
그러나 네이버 필모그래피에 올라있는 2003년 영화 '소녀', 2004년 '남성의 증명'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정유미는 "내가 2003년 서울예대 영화과 선배인 김종관 감독의 '폴라이드 작동법'에 출연했던 것은 맞지만 그때는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할 때라 다른 영화에는 출연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 같은 인물검색 내용 오류는 엉뚱한 사태를 낳는다.
오보나 대중의 오해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을 통해 자료 조사가 이뤄질 경우 다른 매체가 보도한 기사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아 오보가 오보를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오랜 무명기를 거쳐 갑자기 주목받는 연예인이라면 수년 전 동명이인이 출연한 독립영화에서의 외모와 현재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성형 시비에 휩싸일 가능성도 있다.
네이버 인물검색의 수정 요청은 팬·일반인, 관계자(소속사·매니저), 본인 등이 할 수 있다. 팬과 일반인은 출처 확인, 본인과 관계자는 신분증 등 서류 확인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한창 바쁜 유명인이나 관계자들이 이를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수정한다고 해도 기사나 블로그를 통해 퍼져나간 수정 전 내용까지 챙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뉴시스 제공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