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 - [국회수첩] ′손학규 양보정치′ 여당도 답하라!

[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국회가 오랜만에 '정치'를 했다. 민주당은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조건 없이 참석해 통과시킨 것이 그것이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추천한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동시 처리를 주장하며 두 차례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의 본회의 상정을 무산시켰지만 이날은 달랐다. 저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불참할 것이라는 모두의 전망을 보기 좋게 뒤엎은 것이다. 예상은 빗나갔지만 기분 좋은 틀림이었다.

사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본회의 참석에 대한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 16명이 발언에 나섰는데, 찬성과 반대가 8-8로 팽팽하게 갈렸다고 한다. 결론 없는 논쟁을 매듭지은 것은 손학규 대표다. 손 대표는 '솔로몬 앞에 자식을 둔 어머니의 심정'이라고 밝히며 대승적인 자세를 취하자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그는 이어 본회의에서 정당정치의 위기를 자성하고, 국회가 나라를 책임진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하며 대법원장이 축복 속에서 임명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양성 확보, 소수의견 배려 차원에서 헌법이 보장한 야당 추천 헌법재판관에 대해 적절한 시기에 임명동의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야당은 강경하고 선명하면 본전은 건진다'는 속설을 넘어선 손 대표의 말과 행동은 상당수 한나라당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이런 그림이 쌓이면 성숙한 정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 계기를 마련한 손 대표는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고 싶다.

주사위는 한나라당에게 넘어갔다. 한나라당은 헌법재판관 1명을 야당이 추천하도록 한 헌법 정신과 국회 관례를 존중해 조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동의를 해줘야 한다. '손학규의 양보정치'에 이제 한나라당이 통 크게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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