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직장인 김모씨(30)는 지난 주말 평소에 가는 집앞 슈퍼마켓 대신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았다. ‘꼬꼬면’을 구하기 위함이다. 동네 슈퍼와 편의점에는 물건이 없어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또 허탕 쳤다. 그는 “매일 제품이 들어와도 30분 안에 동난다는 마트 직원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렸다”고 말했다.
꼬꼬면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출시된 지 한 달 반이 지났지만 제품을 구하기조차 힘든 실정이다. “초반 호기심에 사보는 사람이 많아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라던 당초 예상을 뒤집었다.
한국야쿠르트는 “꼬꼬면 출고량이 16일로 1500만개를 넘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달 2일 첫선을 보인 뒤 한 달 만에 1000만개가 팔렸다. 8월 한 달간 하루 평균 30만여개씩 팔린 셈이다. 야쿠르트는 이달부터 비빔면 생산라인에서 매일 45만개씩 꼬꼬면을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출고가격은 개당 700원이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생산 가능한 최대량을 만들고 있으나 주문 수량에 못미친다”며 “추가 생산 설비가 완성되는 연말에나 생산량이 늘어날 듯하다”고 말했다.
꼬꼬면은 지난 3월 KBS ‘남자의 자격’에서 개그맨 이경규씨가 독자적으로 선보인 라면을 상품화한 것이다. 닭고기로 육수를 만든 뒤 청양고추를 넣어 칼칼한 맛을 강조했다. 한국야쿠르트가 이씨와 손잡고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다. 야쿠르트는 이씨가 만든 라면맛을 기초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3개월간 제품화 과정을 거쳤다. 이씨는 판매량에 따라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받는다.
경쟁이 치열한 라면시장에서 꼬꼬면은 일약 6위(이마트 판매 기준)에 올라 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렀다. 한국야쿠르트는 1990년대 이후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에 이어 4위 라면 업체다. 3위 오뚜기와는 90억원 차이다.
꼬꼬면이 올 들어 이미 1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기 때문에 양사의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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