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열리고 있는 제26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의 우승을 향한 각오는 대단하다.
2년 전인 2009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사상 최악의 성적을 내며 '톈진 참사'를 겪은 한국은 수모를 씻겠다는 생각이다. 이 대회에 한 장 걸려있는 2012년 런던올림픽행 티켓을 따내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후 진출하지 못했던 올림픽 본선 무대도 밟겠다는 각오다.
이런 가운데 태극마크 반납을 앞둔 김주성(32·원주 동부)의 은퇴 선언은 대표팀의 우승 의지를 키우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대회 대표팀에서 귀화혼혈선수로 처음 태극마크를 단 문태종(36·인천 전자랜드)을 제외하면 김주성이 가장 나이가 많다. 대표팀 경력만 따지면 김주성이 단연 '맏형'이다.
김주성의 이번 대회 출전 각오는 남다르다. 지난 1998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아온 김주성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상태다.
그는 우한에 오기 전에 "우한이 아닌 런던이 나의 대표팀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김주성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지난 15일 말레이시아와의 조별예선 1차전에서 89-42로 대승을 거둔 뒤 김주성은 은퇴 의지가 변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잘라 말했다.
"런던에 가기 위해 나왔다"고 재차 강조한 김주성은 "한국 농구가 많이 침체돼 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황선홍 포항 스틸러스 감독처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황 감독은 대표팀의 결속력을 높여 4강 신화로 이끈 뒤 영광스럽게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김주성은 "개인적으로 황 감독님처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런던에서 마지막을 장식하고 싶다"라며 바람을 숨기지 못했다.
"나의 은퇴 선언이 후배들 단합에 계기가 될 것 같다. 후배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뛰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드러낸 김주성은 "이번 대회는 내일이 없는 오늘 모든 것을 쏟아붓는 대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후배들은 김주성의 이런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전에서 16점을 몰아치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낸 조성민(28·부산 KT)은 "(김)주성이 형의 각오가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선수들 모두 이번 대회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며 "모두들 죽기살기의 마음으로 뛰고 있다"고 대표팀 분위기를 전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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