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도 역시 '감동'보다 '웃음'이 통하고 있다.
12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년만에 돌아온 코미디 '가문의 영광4-가문의 수난'은 11일 하루 476개관에 24만9871명을 불러 모아 7일 개봉 이후 5일째 1위를 고수했다. 누적 관객은 80만6376명으로 12일 100만명 돌파가 유력해졌다.
숱한 웰메이드 영화들을 다 제치고 미디어와 평단의 혹평, 낮은 관객 평점, 악성 댓글에 시달리는 이 영화가 득세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추석 연휴에는 세상 만사 다 잊고 낄낄거리며 웃겠다는 욕구, 2002년 '가문의 영광'을 시작으로 '가문의 위기'(2005), '가문의 영광3-가문의 부활'(2006) 등 3편을 통해 총 1500만 관객을 웃긴 시리즈가 주는 신뢰감, 김수미(60) 신현준(43) 탁재훈(43) 정준하(40)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온 주연배우들의 폭넓은 인기 등이 그것이다. '추석 코미디 불패'의 학습효과를 얻은 극장들의 밀어주기 덕에 동시기 상영작들 대비 약 200개나 많이 확보한 상영관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코미디의 인기는 짐 캐리(49)가 펭귄들과 좌충우돌하는 코미디 '파퍼씨네 펭귄들'의 선전에서도 잘 드러난다. '가문의 영광4'와 같은 날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당일 6위로 부진하게 출발했으나 8일 4위로 뛰어오른데 이어 9일에는 권상우(35) 정려원(30) 투톱의 멜로 영화 '통증'(감독 곽경택)으로부터 3위를 빼앗아 3일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일까지 '통증'보다 적었던 상영관이 11일 오히려 5개 더 많아졌다는 것만으로도 극장들이 코미디에 걸고 있는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반면, 웃음보다는 감동에 더 비중을 둔 추석 영화들은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증'은 291개관 5만1610명(누적 24만8920명), 차태현(34) 박하선(24) 김수정(7)의 가족 스포츠 영화 '챔프'(감독 이환경)는 271개관 4만5990명(〃16만1549명), 송강호(44) 신세경(21) 커플의 멜로 액션 '푸른소금'은 247개관 4만5990명(〃16만1549명)에 그쳤다.
한편 박해일(34) 류승룡(41) 문채원(25)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 '최종병기 활'(감독 김한민)은 416개관에 16만6422명을 앉혀 1위 탈환에 또 실패했다. 하지만 누적관객 570만9350명으로 추석 연휴 600만 관객 돌파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5위는 할리우드 SF 액션블록버스터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5만423명·〃240만1266명), 8위는 액션 블록버스터 '콜롬비아나'(2만5655명·〃36만3029명), 9위는 신작 공포영화 '파이널 데스티네이션5'(2만1156명·〃8만7176명), 10위는 김병만(36) 이영아(27) 류담(32)이 성우로 나선 신작 할리우드 만화영화 '쥴리의 육지 대모험'(1만6305명·〃4만3307명)이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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