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명월' 왜 망했나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09-07 12: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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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 명월'이 철저하게 외면 당했다.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 '스파이 명월'은 남파 간첩과 분단 상황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다뤘다.

지난해 SBS TV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이후 약 1년 반만에 돌아온 한예슬(30), 한류스타 에릭(32)과 이진욱(30), 이덕화(59) 조형기(53) 유지인(55) 등 지명도 있는 배우들이 고루 포진했다.

그러나 내용이 문제였다. 북의 미녀 공작원 '한명월'(한예슬)과 한류스타 '강우'(에릭)의 사랑이라는 허무맹랑한 판타지로 현실감을 스스로 제거하더니 막무가내식 결말로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다.

극 초반 한명월에게 3개월 안에 강우와 결혼, 월북하라는 지령부터 드라마는 공상만화로 흘렀다. 극 전개의 중심축인 고대문서 '사합서'는 줄거리를 늘리려는 장치에 그쳤다는 감도 없잖다.

패러디는 남발에 가까웠다. 영화 '쉬리', 드라마 '환상의 커플' '가을동화' '발리에서 생긴 일' 등을 연상시키는 장면들이 툭툭 튀어나오며 극의 흐름을 끊었다.

설상가상으로 '한예슬의 난'이 터졌다. 드라마 촬영을 거부, 미국으로 갔다 돌아온 한예슬의 '어려움 호소'는 먹혀들지 않았다. 뒤늦게 부랴부랴 키스신, 침대신 등으로 호객하려 했으나 때는 늦었다. 시청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했다.

초조해진 드라마는 마지막회에서 여주인공을 죽였다 살려내는 무리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수긍할 수 있는 복선이나 사전 정황은 없다시피 했다.

스파이 한예슬은 밝은 달빛 한번 비추지 못한 채 그렇게 암전됐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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