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진보신당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통합파의 상징인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의 행보다. 두 사람 모두 향후 거취에 대해선 공개적인 말을 아끼고 있지만 탈당 후 진보통합 추진 등 다른 행보를 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심 상임고문은 지난해 6·2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해 후보직을 중도 사퇴한 이후 민노당·참여당과의 연합론을 주창한 바 있다. 진보신당이 공식적으로 통합을 거부한 상황에서 통합파를 이끌고 탈당해 진보통합을 추진 중인 진보적 시민사회와 함께 새로운 진보통합을 모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 상임고문도 심 상임고문과 한 배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 당내에 무성하다. 진보신당의 ‘쌍두마차’인 노회찬·심상정 상임고문이 탈당하면 새로운 분당 사태로 연결될 판이다.
진보통합도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많다. 통합 파트너인 민노당의 신창현 부대변인은 “진보신당의 지난 6월 당대회보다 결과가 좋지 않아 의외다. 대단히 안타깝다”면서 “진보대통합은 국민적 요구이기 때문에 향후 통합의 대의와 원칙을 함께 세울 수 있는 방안을 추가로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참여당 이백만 대변인은 “세 당 모두 진보통합에 대한 마음이 절실하고 많은 당원들이 통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다시 통합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노당과 참여당은 양당 통합에 적극적이어서 향후 본격적으로 통합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노당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 거론조차 조심스러웠던 참여당 합류 문제가 실무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반대로 지지부진했던 참여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한 운신의 폭이 역설적으로 넓어졌다는 평가다. 참여당은 우선 8일로 예정된 중앙위원회에서 진보신당의 통합안 부결에 따른 진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반면 진보대통합 이후 야권대통합 논의를 본격화하려던 민주당도 다시 원점에 섰다.
향후 진보신당을 야권통합 논의 테이블에 합류시키는 것 자체가 이른 시일 내에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진보통합이나 야권대통합 모두 암초를 만난 격이다. 민주당 야권통합특위 위원장인 이인영 최고위원은 “진보신당의 진로를 좀 더 지켜보겠지만 내년 총선과 대선의 승리를 위해 민주진보진영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주도하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위한 야권통합은 난항도 예상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지금까지 ‘선 진보통합’을 기다려 준 성격이 있지만 진보신당 당대회에서 양당간 통합이 좌초됨에 따라 전체 야권통합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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