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 "임금 원위치 해주곤 싶은데…"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8-31 13:2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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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론 눈치 보느라 공식 석상에선 입 다물어

[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시중 은행장들을 사석에서 만나면 하나같이 신입행원 연봉을 빨리 원상 복귀시켜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 사기를 올리고, 새로 우수한 인력을 뽑으려면 신입행원 연봉 수준을 원위치로 돌리는 게 급선무라는 주장이다.

A시중은행 은행장은 "당초 연봉 삭감 폭이 너무 컸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은행에서 천문학적인 순익이 나오는데 신입직원 연봉을 2008년 수준으로 되돌린다고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B시중은행 은행장은 다른 업종과의 인재 영입 경쟁에서 은행이 뒤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그는 "요즘 스펙이 좋은 우수 인력은 연봉에 극히 민감한데, 대기업 초임보다 한참 떨어지는 연봉을 받고 근무 강도가 센 은행에 오려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공식 석상에선 은행장들의 입은 굳게 닫힌다. 정부가 단계적인 연봉 정상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낸 상황에서 반대하는 속내를 드러냈다간 괘씸죄에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SC제일은행 파업사태와 외환은행노조의 은행 매각 반대시위 등으로 은행원을 보는 여론이 그리 좋지 않은 것도 부담이다.

C시중은행 은행장은 "신입행원 연봉 얘기를 꺼냈다가 또다시 '고소득'의 은행원들이 배부른 투정을 한다'는 비판이 나올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결국 신입행원 연봉 정상화의 열쇠를 쥔 은행장들은 정부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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