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56)의 사임 소식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애플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달아 히트시키며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 된 데는 잡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잡스가 없는 애플이 어디로 갈지는 세계적인 관심사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잡스 없는 애플이 앞으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려면 지금까지보다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그동안 잡스의 상상력에 의존해왔다. 애플이 적자의 수렁에 빠질 때마다 구원한 것도 잡스였다.
컨설팅업체인 엔더리그룹의 로브 엔더리는 “토머스 왓슨 주니어가 사임했을 때의 IBM이나 월트 디즈니가 사라진 디즈니, 빌 게이츠가 없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대부분 과도기에 그동안 가지고 있던 ‘마법(magic)’도 함께 잃어버린다”고 말했다.
애플은 잡스 사임 이후 집단지도체제를 꾸릴 예정이지만 벌써부터 회의론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 임원들이 강력한 카리스마로 자신을 이끌어온 잡스가 떠난 후에도 그대로 애플에 남아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리더십의 부재를 우려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이 쿡의 리더십으로는 안될 것”이라며 다시 새 지도자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잡스의 부재는 세계 IT 시장 판도 변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의 영향력이 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한 구글은 모토로라의 기술력을 토대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인수·합병설이 제기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잡스를 잃은 애플이 두 거대 IT 기업의 협공을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애플의 저력을 감안할 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잡스가 올 1월부터 세 번째 병가를 내고 경영에서 빠져 있었지만 애플은 7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더 성장했다.
애플은 차기 제품인 아이폰5를 9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또 스마트폰 시장을 키우기 위한 보급형 아이폰4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 제품인 ‘아이패드2’도 공급이 달릴 정도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아이서플라이는 최근 “2013년까진 아이패드가 태블릿PC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에즈라 고티헤일은 “애플은 잡스를 잃었지만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잡스의 건강 상태다. 잡스가 건강 문제로 사퇴했다는 추정이 현재로선 유력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이다. 올 초부터 애플 이사회에서 CEO 교체설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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