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69·사진)은 “여성도 최고경영자(CEO)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에는 이 회장의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여성 CEO가 없다. 이 회장의 언급을 계기로 연말로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누가 처음 여성 CEO로 발탁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23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출근해 삼성의 여성 임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여성이 임원으로 끝나서는 자신의 역량을 다 펼칠 수 없으니 사장까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여성 임원들만 따로 모아 식사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여성 임원들이 정말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일을 잘 하겠구나 하는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 임원들의 말을 듣고보니 공통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어려움을 유연하게 잘 이겨냈다는 것이 느껴지고, 역시 유연해야 살아남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여성은 능력도 있어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질 이유가 없다”며 “이길 수 있고, 이겨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임직원 21만여명 중 여성 임원은 34명이다. 이날 오찬에는 제일기획 최인아 부사장과 삼성전자 심수옥·이영희 전무, 조은정 상무, 삼성SDI 김유미 전무, 삼성SDS 윤심 상무, 삼성증권 이재경 상무 등 여성 임원 7명이 참석했다.
삼성 내 유일한 CEO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도 여성 임원 자격으로 배석했다.
현재 삼성그룹 사에서 고위직 여성 임원은 제일기획 최인아 부사장과 제일모직 이서현 부사장이다.
이날 점심은 가사와 직장 업무 두가지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 임직원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여성 임원이 털어놓은 어려움에 관심과 공감을 표시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남편과 부부싸움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정도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솔직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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