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KBS2 월화미니시리즈 '스파이 명월'의 여주인공 한예슬이 촬영 거부와 함께 미국으로 떠난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예슬의 책임론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다.
앞서 한예슬은 무리한 촬영 스케줄을 이유로 제작진과 마찰을 빚어왔다. "한국 드라마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으로 하여금 다른 배우들이 피해를 보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제작사와 방송사는 "시청자와의 약속을 어긴 한예슬의 잘못이 크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과연 드라마 촬영 현장의 곪을 데로 곪은 문제가 터진 것인지, 아니면 한예슬의 개인의 문제인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애초 한예슬이 촬영을 거부하자 그의 소속사와 제작진은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연예계에서는 어떻게든 한예슬이 방송에 복귀할 것으로 추측했지만 어떤 해결책도 찾지 못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고 말았다.
결국 한예슬이 미국행을 선택하지 결혼설까지 제기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최근 드라마 촬영이 열악하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한예슬의 행동에 이해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지만, 10년차 배우로서 프로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은 극대화되고 있다.
한국의 드라마 제작 현장은 쪽대본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좋지 못하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분량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배우나 제작진들이나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배우들 사이에서는 '아쉬울 것이 없는 위치라면 드라마는 돈을 많이 줘도 안한다'는 말을 농담처럼 할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은 유명 배우에게나 통한다. 지금도 단역이라도 맡기 위해 여기저기 오디션을 보는 배우들에게는 배부른 소리일 뿐이다.
한예슬은 자신의 결정에 대해 "다른 배우들이 피해를 보지 않기 바란다"다는 짧은 입장을 전했다. 드라마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발언이지만 현재 '스파이 명월'에 출연 중인 선배 배우들이나 후배 배우들이 겪은 피해는 어떻게 설명할까. 또 시청자들이 배우들에게 느낀 배신감에도 이해시키기 어려워 보인다.
힘든 신인시절을 이겨내고 톱스타가 된 한예슬이 드라마 촬영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드라마를 선택했고 제작사와의 계약에 앞서 시청자들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이번 한예슬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기만 하다.
이번 한예슬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배우나 제작사, 방송국이 아닌 시청자들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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