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수첩] '용두사미' 미스리플리, 실망스러운 막장 결말

김광용 / 기사승인 : 2011-07-20 12: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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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지은 주인공 지나친 옹호, 거짓말 해도 되는 사회 풍조 만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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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김광용 기자] 기획 초기 '신정아 사건'을 모티브로 한 MBC 월화드라마 '미스 리플리'가 황당한 전개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18일 방송된 '미스 리플리' 15회에서 이다해와 최명길이 모녀라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다해의 학력위조가 만천하에 알려졌다. 법을 어겨가면서 자신이 원하던 것을 얻으려 했던 이다해의 몰락은 당연해 보였다. 모티브로 삼았던 신정아 씨 역시 합당한 대가를 치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스 리플리'는 전혀 다르게 풀어나갔다. 이다해와 인연을 맺었던 김정태, 김승우, 박유천 등 세 남자가 모두 이다해를 위기에서 구하고 나섰다. 김승우는 이다해의 학력위조가 자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검찰에 허위 자백을 했으며, 박유천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다해와 파혼하지 않았음을 알렸다. 또 이다해의 거짓말로 수차례 어려움에 처했던 강혜정 마저도 이다해를 감싸고도는 납득할 수 없는 전개가 끊이지 않았다.

사랑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시키려는 의도였지만 오히려 불편하기만 하다. 제작진은 이다해의 거짓행각이 과거 불우했던 과거 때문이었다면서 본질을 흐려 놓고 있는 것이다.

이다해가 불우한 시절을 겪은 것은 그의 부모의 잘못이 맞다. 하지만 극에서 이다해가 본격적으로 거짓행각을 시작한 것은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다. 스스로의 선택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만 있어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마침표를 찍은 것도 공감이 되지 않는다. 이다해는 돈과 권력이라는 욕망에 휩싸여 김승우에 접근했다. 이어 김승우보다 더 많은 부를 가지고 있는 박유천에게 가식적으로 다가가 진정한 사랑을 논하고 있다.

제작진은 박유천과 이다해의 사랑에 정점을 찍었지만 이마저도 진짜 사랑인지 모호하기만 하다. 결국 이다해의 행동이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맹목적인 사랑으로 드라마는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스토리 전개는 시청자들의 분노를 사기 충분했다. 시청자들는 "거짓말을 해도 되는 사회 풍조를 만들고 있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극의 시작은 '신정아 사건'을 통해 우리나라에 만연한 학벌주의와 사회의 모순과 문제를 들춰내려고 했다. 하지만 끝내 기획 의도와는 다른 결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미스 리플리'가 용두사미 실망스러운 막장 결말로 진한 아쉬움을 남긴 채 종영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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