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홍준표 대표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쌓아야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7-08 11: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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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 "제가 큰절하는 분은 각하(YS)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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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YS키드' 입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당 대표가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예방해 큰절을 올리며 한 말이다.

홍 대표는 6일 오후 2시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은 "홍 대표 당선 축하해요. 장해요"라며 신임 당 대표에 오른 홍 대표를 치하했다.

이에 홍 대표는 "저희들(15대 국회의원들)이 다 'YS키드'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역시 내가 공천을 잘 줬어"라고 화답하자 홍 대표는 "제가 밖에서 큰절하는 분은 각하 뿐"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1996년 김 전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신한국당에 입당해 제 15대 국회의원(서울 송파갑)에 당선됐다. 홍 대표는 이날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정치 스승에게 인사하러 갔다"고 답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의 당 대표가 큰절로 경의를 표한 행동은 어딘지 모르게 어색하다. 'YS키즈'라는 말 역시 "앞으로 계파활동을 하면 공천을 안 줄 것"이라고 말한 그의 발언과 상충된다. 때문에 줄곧 문제시 되어 왔던 홍 대표의 직설적이고 저돌적인 화법이 집권 여당의 당 대표라는 직책의 무게감에 비해 가볍다는 지적이다.

또 당 대표 당선 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위해 남아공 더반에 체류 중인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축하 전화를 휴대전화 조작 미숙으로 받지 못한 것 또한 당-청 간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하는 당 대표로서 신중하지 못한 처사다.

특히 홍 대표는 취임 후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우파 포퓰리즘(인기영합)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국가 재정을 파탄시키지 않는 친서민적 인기영합 정책은 필요하며 그것이 바로 정치"라며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반값 등록금과 서민 복지 확대, 전월세 상한제, 비정규직 대책 등은 모두 헌법적 근거를 두고 있는 좋은 우파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한나라당의 당헌 당규와 분명한 거리감이 잇다. 한나라당 당헌 당규에는 "집단이기주의와 포퓰리즘에 맞서 헌법을 수호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홍 대표는 헌법까지 도용하며 '좋은 우파 포퓰리즘' 운운하는 것은 다소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국민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고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해내야하는 중책을 맡은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홍 신임 대표는 보다 신중하고 경륜이 묻어나는 행보를 이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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