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身難得] 대기업 오너들 왜 대표이사 물러날까?

이재포 / 기사승인 : 2018-04-01 17: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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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몽구·대림 이해욱·네이버 이해진 등 사정당국 엄정한 잣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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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이재포 기자] 대기업 오너 일가들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등기이사와 '대표이사' 직에서 잇달아 물러나고 있다.


이같은 대기업 오너들의 '대표이사'사퇴는 재계일각에서는 이들이 책임경영을 비켜가고 그에 대한 책임또한 지지 않기 위한 것으로 선택한 것이 대표 및 등기이사 직에서 물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재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흥국 하림그룹 회장, 전인장 회장은 삼양식품 대표, 담철곤 이화경 오리온 회장 부부,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과 아들 김지안 대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SPC삼립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과 차남 허희수 부사장,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등 많은 대기업의 총수와 오너일가들이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경우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네이버를 준(準)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그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4.3%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 창업자가 대주주 중 유일한 사내이사인 점을 들어 총수(동일인)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오는 5월 이 창업자를 총수로 재지정할지 법률 검토를 진행 중에 있기도 하다.


식품업계의 김흥국 하림그룹 회장도 지난달 27일 하림식품 대표·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은 작년 7월부터 일감몰아주기, 담합, 거래상 지위남용 등과 관련해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엔 현장조사만 무려 7번을 받았다.


공정위는 김 회장이 6년 전 아들 김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의 지분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올품은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다.


또 800억대 횡령혐의를 받고 있는 전인장 회장은 삼양식품 대표에서 물러났고, 가짜 홍삼을 판매하다 적발돼 검찰 조사를 받은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과 아들 김지안 대표도 창업 33년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이와는 별개로 오래전 오리온의 담철곤, 이화경 회장 부부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은 일찌감치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이들중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미등기 이사 상태에서 그룹의 주요 경영사안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은 '책임경영 회피'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SPC삼립 주총에서는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과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했다. SPC삼립은 SPC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SPC그룹 계열사 총 25곳 가운데 상장한 곳은 SPC삼립 1곳 뿐이다.


SPC그룹은 작년에 5300여명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고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유통업계 중 첫 타깃이 됐다. 이 문제는 7개월만에 봉합됐으나 개별 노사 문제를 민주당, 정의당 등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도 지난달 22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퇴했다. 이 부회장 역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다는게 재계의 전언으로 그는 지난해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하는 등 이른바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벌금을 선고받았었다. 또 하도급업체로부터 수억원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이 회사 간부·직원 11명이 입건 또는 구속됐었다.


이같은 오너 일가들의 대표와 등기이사 직에서 물러나 원격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은 본인들이 져야할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문다는 지적이 대다수 재계의 우려다.


아울러 이번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 횡령·배임,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강력한 제재로 대기업들을 압박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소나기는 피하고 볼 일 이라는 이들 대기업 오너들의 속내가 그대로 표출 된 것으로 재계는 풀이 하기도 한다. 보수측 정치인들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문 정부의 좌편향적 경제정책은 번영의 대한민국 경제 문명을 파괴 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오너 경영인의 등기이사와 '대표이사' 직 줄 사퇴에 책임 경영의 후퇴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무릇 대기업 오너들의 권한과 책임에 더해 관리는 모두 균형을 이루어져야 사업이 번창 한다는 데 많은 이들은 이견을 두지 않는다.

오늘날 민주주의에서 기업들과 성공한 기업인들은 단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것을 할 필요가 있으며, 그 이익과 부를 단지 "생존의 주요한 목적으로 정당화 할 수 없다"는 "침묵의 칼"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미국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가 말한 신용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 가운데 한가지를 소개 해본다.


◆ 人身難得(인신난득)='사람으로 태어나기 힘들다'는 불교의 가르침 [雜阿含經 中(잡아함경)]/편집자 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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