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톡톡] 한국GM 사태, 政,'먹튀' 걱정 속 군산 지역경제는 '벼랑끝'

이재만 기자 / 기사승인 : 2018-03-30 1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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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앞 모르는 한국GM 대량 실업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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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GM과 금호타이어, 중형조선소 등의 조합원 4천여명이 지난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금속노조 도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매거진DB


[데일리매거진=이재만 기자] 문재인 정부의 국정 기조는 적폐 청산과 일자리 창출이다.


그러나 일자리에 관한 한 문재인 정부의 성과는 눈에 띄는 것이 없는 듯 하다 . 특히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하고 엄청난 정책적 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는 있지만 성과를 따져 봤을 때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지난해 11조원이 넘는 추경 예산 집행에도 청년 실업은 악화되고 있고 체감 실업률은 22.7%에 가깝다고 한다. 게다가 글로벌 기업인 한국 제너럴모터스(GM)는 우리 정부와 국민을 상대로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 지정등 막무가내식 겁박을 하듯 하기도 한다. 정정부는 GM 측의 이같은 막무가내식의 압박에 이른바 '먹튀'를 걱정하고 자신들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가져오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치앞을 모르는 이른바 한국 GM의 대량 실업 사태 국면이다. 이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의 문제가 악화될 요인만 오히려 쌓이는 것이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구조조정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안개속, 정부는 1월말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정부가 그동안 이런 저런 청년 일자리 대책을 수없이 추진했어도 오늘날 청년 일자리는 개선되기 보단는 점점 악화일로를 걷고있는듯하다.


문 대통령은 청년 일자리 점검회의에서 “민간과 시장이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오랫동안 실패해 왔고 정부의 대책도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과 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고 정부의 대책도 실패한 것은 분명하다. 이는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는 논리적 근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공공부문만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얘기다. 일시적으로 물꼬를 틀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현 정부의 문제 진단이 맞는 얘기일 수도 있고 틀린 얘기이기도 하다.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는 게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노동계와의 대화단절이다. 대기업 노조로 대표되는 한국 고용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고선 일자리 창출의 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력이 떨어져 기업들의 고용 창출 능력이 줄어들긴 했어도 그게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현 정부는 마치 대기업 노조와의 대화가 일자리 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이 문제를 애써 도외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GM 사태는 이제는 더 이상 노동권과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대화하지 않고선 일자리 문제에 관한 한 더 이상 나아가기 어려움을 말해준다. 이는 역설적으로 GM사태가 현 정부로선 노동문제의 해결을 도모할 절호의 기회임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GM의 경우를 살펴 보자. 한국GM은 2014년 순손실 3534억원, 2015년 9868억원, 2016년 6315억원, 지난해는 3분기까지 5270억원 등 2014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기준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라고 한다. 이처럼 거대 적자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일까. 정치권과 노조는 GM 본사의 탓으로 돌린다. 본사가 한국GM을 현금인출기로 생각하고 빼먹기에만 골몰한 탓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GM이 2014~2016년 기간중 1조97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유는 높은 매출 원가율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91.9%, 96.5%, 93.1% 등 90%를 훌쩍 넘는 반면 북미GM의 매출 원가율은 88.3%, 83.6%, 84.0%에 불과했다고 한다. 북미GM의 매출 원가율을 한국GM에 적용했다면 1조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을 수 있다는 게 모 국회의원의 주장이다. 이처럼 매출원가율이 높은 이유는 GM본사로부터 부품을 비싸게 사오고 완성품은 본사에 싸게 공급하는 이전가격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원가 경쟁력이 없다는 얘기다. 매출원가를 구성하는 요소는 원자재 및 부품비용, 인건비 그리고 생산성임을 감안하면 원자재비용이나 인건비가 높거나 생산성이 낮다는 얘기다. 전세계에 공장을 갖고 있는 GM같은 기업이 한국 법인에만 유달리 높은 부품 가격을 적용할 이유는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건비가 높고 생산성은 낮기 때문에 매출원가율이 높다는 결론이 쉽게 나온다.


GM본사가 한국에 배정하는 물량을 줄였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 공장의 생산성이 높았어도 배정 물량을 줄였을까.


이는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을 높이기 위해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서 철수해 베트남과 캄보디아로 공장을 옮기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GM본사 방침이 시장점유율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에 더욱 그럿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 사용료와 본사 차입금 이자, R&D 분담금 등도 빼 먹기의 목적이 아니라 오늘날 대기업들이라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경영관행이다.


이같은 문제의 본질은 해마다 높아지는 과도한 인건비, 낮은 생산성, 강성노조의 담보할수없는 안정성에서도 그 문제를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우리는 이같은 불확실한 생산과 미래 사업수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GM이 나머지 공장의 조업을 언제까지 할지 불투명하다.


이번엔 GM에서 문제가 터졌지만 빈번한 노사분규, 과도하게 높은 인건비, 낮은 생산성이라는 문제는 한국GM만의 문제는 아니고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전 분야에 잠복해 있다.


정부가 이번 문제를 슬기롭게 대처해 꼬인 매듭을 풀어내 노조를 설득하는 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정치적 해법만을 제시하거나 강성노조의 눈치를 보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일단 시늉을 할지는 몰라도 떠난 마음이 돌아오기는 어렵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기업 노조와의 대타협에 나서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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