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 씨, 중앙대학교에 입학한 지 49년 만에 졸업

이상은 / 기사승인 : 2017-12-16 19: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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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총장 "엄혹한 시절 제적 고통 당한 동문들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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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故 백남기 씨 딸 백도라지씨가 김창수 총장으로부터 명예졸업증서를 받아 [제공/연합뉴스]


[데일리매거진=이상은 기자] 대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 물대포에 맞고 317일간 사경을 헤매다 숨진 농민 고(故) 백남기 씨가 중앙대학교에 입학한 지 49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다.


중앙대학교는 16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교내 대학원건물에서 백씨에 대한 명예학사학위 수여식을 개최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창수 중앙대 총장, 고인의 부인 박경숙 씨와 큰딸 백도라지 씨 등 유족, 더불어민주당 김영진·노웅래 의원, 교수·학생 등 약 100명이 동석했다.


부인 박 씨는 행사 중간중간 고인이 떠오르는 듯 눈물을 훔쳤다. 고인의 중앙대 재학 시절 함께 학생운동에 앞장서며 가깝게 지냈던 동기와 선후배 10여 명도 참석해 상기된 얼굴로 자리를 지켰다.


김 총장은 "재학 시절 엄혹한 시대 상황 속에서 백 동문이 보여준 의로운 행동은 학교의 역사와 전설로 기록됐다"면서 "백 동문을 비롯해 당시 제적의 고통을 당한 여러 동문께 학교 구성원을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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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백남기씨 부인 박경숙씨 [제공/연합뉴스]


김 부총리는 "고인은 조국 발전에 헌신하고자 행정학과에 입학했으나, 우리나라 현실은 민주화 운동이라는 희생을 요구했다"면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해 평생 맞선 고인을 이제 '백남기 농민 열사'로 부르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어 "백 열사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 정신은 시대와 함께 숨 쉴 것"이라면서 "고인이 사고를 당한 후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과 농업 자주화 운동에 힘쓴 농민과 활동가 등 시민사회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명예졸업증서를 받은 고인의 딸 도라지 씨는 "아버지께서 종종 중앙대 얘기를 하셔서 선후배들이랑 잘 지내셨을 거라 짐작하지만, 이제 계시지 않으니까 맞냐고 물어볼 수는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아버지께 졸업장 받는 기분도 여쭤볼 수가 없지만, 아마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 같다. 학교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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