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일상이 '녹록하지 않다' 문소리가 아껴뒀던 이야기 '여배우는 오늘도'

김용환 / 기사승인 : 2017-10-06 13: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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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은 어떻게 넘나'하며 덤덤하게 넘어갈 정도로 관록이 붙은 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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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배우는 오늘도'의 포스터 [제공/메타플레이]


[데일리매거진=김용환 기자] 영화보다 화려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여배우지만, 카메라 밖의 일상은 '녹록하지 않다'라는 그녀의 말 그대로인 것 같다.


일상이 '녹록하지 않다'라는 그녀, 초기에는 노출 연기의 고충도 있었고 흥행 실패작의 쓴 기억도 있다. 퓨전판타지 드라마 '태왕사신기' 시절 대중의 외모 관련 혹평은 아마 견디기 힘든 상처로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어려움에 직면하면 '이 산은 어떻게 넘나'하며 덤덤하게 넘어갈 정도로 관록이 붙은 연기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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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배우는 오늘도' [제공/메타플레이]


블랙 코미디 '여배우는 오늘도'는 그녀가 여배우의 삶에 대해 전하고 싶은 진심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작품, 본인이 직접 연출·각본·주연을 맡았고, 애드립 없이 99.9% 각본대로 연출했다.


그만큼 문소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차곡차곡 담겨 있다. 단편 연출 3부작 '여배우', '여배우는 오늘도', '최고의 감독'을 차례로 이어붙인 구성이다.


1막은 배역을 따기 위한 사투를, 2막은 워킹맘이자 유명인 며느리의 고충을, 3막인 '최고의 감독'은 예술인의 갈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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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배우는 오늘도' [제공/메타플레이]


극 중 문소리는 검증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화려하지 않은 외모 때문에 원하는 배역을 얻기 어려운 18년 차 여배우다.


국내외로 화려한 수상 경력과 필모그라피가 무색합니다. 연기력보다 매력에 따라 기회가 주어지는 업계 관행이 씁쓸하기만 하다. 심지어 일가친척과 생판 남들까지 기대하는 '여배우의 후광' 때문에 웃지 못할 상황에 놓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때로는 흔들리는 자존감에도, 산전수전 다겪은 문소리는 마음을 다잡고 여배우의 내일을 위해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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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배우는 오늘도' [제공/메타플레이]


드라마틱한 코미디를 예상하고 갔다면 의외의 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여배우보다는 '연기로 먹고사는 아는 사람'의 사연을 듣는 느낌을 줍니다. 소소한 반전과 해학적인 '드립'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사이다 같은 한 방을 선사한다.


'여배우들'이나 '굿바이 싱글'처럼 여배우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영화들이 있었지만, '여배우는 오늘도'는 대중이 가장 공감하기 쉬운 부분만을 잘 골라내어 엮은 느낌이다.


1막은 전체 3막 중 가장 코믹하다.


'을의 처세'와 '외모지상주의'를 실감 나게 풍자함으로써 전 관객층에서 큰 부담 없이 공감대를 끌어낸다.


2막은 육아와 결혼생활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관객층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재미' 부분에서는 큰 이견이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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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배우는 오늘도' [제공/메타플레이]


3막은 반전과 휴머니즘이 적절히 섞여 가장 여운을 준다. 이야기 속 상황은 전과 달라진 게 크게 없는데도, 잔잔한 감동과 함께 카타르시스를 남긴다.


1, 2막을 감상하던 중 마무리가 허탈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이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3막 중 문소리가 아이와 함께 영상을 관람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메시지에 비해 대사가 적은데, 잔향이 영화의 클로징까지 진하게 남아있다.


전체적으로 영화 자체의 매력이 연출자의 명성이나 자전성 여부에 대한 호기심을 뛰어넘는 작품으로 오는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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