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사전구속영장청구로 대한민국 재계가 긴장에 쌓였다. 삼성그룹은 아연실색한 분위기였으며, 특검의 다음 칼날을 기다리는 SK 롯데 등 여타 기업들도 바싹 움추러 들었다.
재계와 일부 언론에서는 강하게 반발하는 형국이다. ‘도주 우려가 없는 글로벌기업인 삼성의 사실상 총수를, 그것도 엄청난 경제적 후폭풍이 뻔히 보이는데도 꼭 구속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현실화되면 되는 삼성그룹은 심각한 경영 공백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뿐만아니라 대한민국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도 동반추락하는 등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도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그럼에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함에 있어 국가경제 등에 미치는 사안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검이 당초 밝힌대로 다시는 대한민국에 권력과 재벌이 유착해 사적이익을 챙기는 정경유착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는 점에서 그 당위성을 갖고 있다.
삼성은 물론 우리 경제의 국제신인도가 크게 추락해 국부 훼손으로 이어질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청구는 비단 삼성의 문제만이 아니다. 추후 특검이 칼날을 들이댈 SK와 롯데 등 대기업의 고질적 병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
이재용 부회장은 구속 여부는 법원에 맡겨졌지만 범죄혐의만은 분명해보인다. 때문에 삼성과 재계는 먼저 반성하고 사죄하는 모습부터 보여야 한다.
권력의 강요에 굴복해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하지만 삼성을 비롯한 재벌들이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재벌들이 아직도 구태의연한 정경유착이라는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삼성과 재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정경유착 같은 구시대적 폐습을 말끔히 씻어내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재벌 총수가 기업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주무르는 폐쇄적 시스템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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