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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유학생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어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고 한국에서 발이 묶인 유학생과 자영업자 등도 다음 달부터 다시 비자를 받아 중국에 입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하성 주중 한국 대사는 27일 베이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중국이 유학생과 취업자, 유효한 거류증이 있는 교민 등 3개 그룹에 비자를 발급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대사는 "중국이 최근 우리와 적극적으로 국경 개방을 위해 논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3월 말부터 유효한 체류 비자와 거류허가증을 가진 외국인의 입국을 중단시킨 상태인데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특정 국가를 상대로 비자 제한을 완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한국을 시작으로 비자 완화 대상 국가를 더 확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중 양국은 유학생 등에 대한 비자 발급을 놓고 구체적 일정과 방식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데 비자 발급은 이르면 8월 초부터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사는 학교별로 사정이 다를 수 있지만 유학생들이 오는 9월 개학 시기에 맞춰 중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으로 복귀하지 못해 생업을 중단한 교민들도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동안 귀국한 중국 초·중·고와 대학에 재학하는 한국인 유학생 약 5만명은 대부분 한국에 머물고 있다. 교민 가운데는 3분의 1가량이 중국으로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생업에 막대한 지장이 생기고 거래처가 끊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Z비자 S비자 소지자가 비자 발급 대상
중국에서 상업적인 업무를 하려면 반드시 Z비자를 받아야 한다. 받지 않고 일하다가 적발되면 구류를 받기도 하고 벌과금도 내야 한다. 이번에 Z비자를 중국 정부가 발급한다는 의미는 중국 내에서 한국인이 상업 활동을 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린 것으로 보면 된다. 다시 말해 비자 발급 대상자 가운데 취업자는 주재원과 자영업자 등으로 Z비자 소지자가 대상이다.
하지만 비자 신청 시점에 거류증 기한이 만료된 교민은 입국 가능 대상에서 제외됐다. 장하성 대사는 이에 대해 "앞으로 더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의가 덜 되었다는 뜻이다.
한국인 유학생(S비자)도 발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유학생들의 시름을 덜었다.
장 대사는 중국의 비자 완화 계획에 대해 "한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유입된 사례가 없다는 방역 성과가 중요하게 작용했다"면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주중 한국 대사관은 다음날 공관장 회의를 열어 관련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 협의에 따라 한국도 중국인에 대해 비슷한 방식으로 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한중 양국은 비자 발급 외에 항공 노선 증편도 협의하고 있다. 현재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양국은 지난 3월 이후 주당 10회로 급감한 양국 간의 운항 편수를 주당 20회로 늘리기로 이미 합의했는데 추가 증편도 협의하고 있다고 장 대사는 전했다.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비자를 늘려도 반드시 항공편 증편이 따라야 한다는 것을 중국 쪽에 강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중국도 일정 부분 수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행 비행기에 타려면 출발일 전 5일 이내에 주한 중국대사관이 지정한 의료기관에서 코로나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건강하다는 코로나 진단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한 후 대사관에서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건강 상태 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이후 항공기에 탑승할 때도건강 상태 증명서를 보여줘야 한다. 또 예외없이 중국 도착 후에는 중국 지방정부가 지정한 시설(호텔)에서 14일간 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나마도 처음 열리는 것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중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증편이 이루어지면 그동안 여객이 없어 목이 말랐던 국내 항공사와 여행사들에게 기사회생의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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