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혼란과 정착 속에서 시간이 필요한 듯

최용민 / 기사승인 : 2020-04-09 13: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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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안 들린다고 교사는 온라인 체크 하느라 분주

인프라 구축하면서 기간 지나면 안정될 듯

▲ 교사들이 일일이 온라인 출석을 체크하고 있다.
9일 전국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면서 미비한 준비 상태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16일에는 고 12학년, 12학년, 46학년이 원격수업을 시작하고, 20일에는 초 13학년이 온라인 개학한다.

 

교육 당국은 어는 정도 준비한 것으로 만족하는 분위기지만 현장은 좀 더 달랐다.

이날 시작한 원격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화상 연결로 수업하는 '실시간 쌍방향형', EBS 콘텐츠나 교사가 녹화한 강의를 보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3개 유형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로 온라인 실시간 쌍방향은 많지 않았다.

 

설비도 인프라도 부족해서다. 문제는 과제 수행형과 녹화 강의를 받는 수업. 학생들을 통제하는 것이 힘든 형태다. 정작 수업 시간에 듣지 않아도 된다며 아이들이 학원에 나가기도 했다.

개학 첫날 선생님도 학생도 서툴고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실제 출석 확인만 하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기자 교사는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 수업 참여를 독려했다. 새 학기 첫 수업을 집에서 스마트기기로 진행하는 온라인 개학의 한 풍경이다. 몇 번이고 자느냐고 카톡을 보내는 선생님도 있었다.

 

경기도 A 중학교 한 교사는 "쌍방향 수업이 어려우면 EBS 자료 등을 활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EBS 동영상이 내 수업은 아니지 않느냐""교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학습 노하우를 담아 자료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데 충분한 장비가 없으니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고등학교는 일시적으로 학생들의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이 원활하지 않아 교육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 고등학교 상당수는 EBS 온라인클래스를 수업 플랫폼으로 활용했으나 일부 학교 학생들은 수업을 제때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인천지역에서 화상 수업 방식을 도입한 곳은 중고등학교 261곳 가운데 104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교내 와이파이 등 연결이 불안정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는 온라인 방식이 대세

 

온라인 강좌 시범학교로 선정돼 준비를 차근히 해온 제주시 지역 한 고등학교는 이날 수업 오전 수업을 모두 쌍방향으로 진행했다. 유튜브를 활용한 쌍방향 수업의 경우 유튜브가 교사의 데스크톱 바탕화면에 윈도우 표시를 감지한 탓에 저작권 문제로 오류가 발생, 수업을 시작하는 데 잠시 차질을 빚었다. 3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시 접속한 탓에 중간중간 끊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많은 학생이 수업에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가 학생 질문에 대한 피드백이 어려운 상황도 발생했다.

 

강원 춘천지역 한 중학교 3학년생 A(15)은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출석 확인을 마친 뒤 910분부터 시작하는 사회 과목을 듣기 위해 EBS 온라인 클래스의 수업 영상을 재생했지만, 강의가 나오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

 

EBS 온라인클래스를 이용하는 도내 많은 학생이 비슷한 증상을 호소했다. 접속 장애가 이어지자 EBS는 온라인클래스 홈페이지에 접속지연 안내문을 띄우고 학생들에게 자기주도 학습을 권장했다.

 

광주 상일여고에서도 미리 찍어놓은 영상을 학생들이 각자 재생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이뤄졌다. 교사는 카카오톡으로 학생들의 출결을 관리했다. 출석 확인만 하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들이 생겨나자 교사는 "다시 자는 거니? 이제 일어나서 학습 1강 들어야지"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온라인 수업 효율을 높이려면 접속 오류 문제 등을 해결하는 것 못지않게 접속 후 각자 볼일을 보는 학생들의 집중을 유도하고 유지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현장에서는 나왔다.

큰 불편함이나 어색함 없이 무난하게 수업을 진행하는 곳도 있었다. 대전 변동중학교 온라인 영어 수업은 대화방 기능이 있는 구글미트 플랫폼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했는데, 이달 초부터 온라인 수업을 연습해 와서 학생들이나 교사 모두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교육 당국은 초기 혼란을 잘 수습하면 곧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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