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 러시아 수출 통제…국내 기업 수출 타격

이승협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5 12: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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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직접 영향권
자동차와 부품 수출 차질에 현지 생산은 직격탄 우려
▲ 사진=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대해 대국민 연설 [제공/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이 24일(현지시간)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의 대러시아 수출을 통제하는 포괄적인 제재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도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게 됐다.

 

미국이 포괄적 수출을 통제에 나서는 이번 제재 기술 대상에는 반도체,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이 포함돼 모든 전자기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생산에는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이 대부분 들어가는 만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생산하는 반도체 제품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25일 "반도체 산업 자체가 미국에서 시작된 만큼 사실상 시장에 있는 모든 반도체 제품에 미국의 기초 설계 기술이 적용돼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반도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의 대 러시아 반도체 수출액은 7천400만달러(885억원)로, 전체 반도체 수출의 0.6% 수준이어서 수출 금액 자체는 많지 않으며 한국의 대 러시아 수출 품목 가운데 수출 비중이 각각 25.5%와 15.1%인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도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산 차량용 반도체가 들어간 자동차 수출도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차량용 반도체는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5개 업체가 주로 공급한다.
 

▲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 주요 내용 [제공/연합뉴스]
이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강제 합병 때도 서방의 제재 여파로 한국의 러시아 승용차 수출은 이듬해 62.1% 급감했고 타이어도 55.7% 줄어든 바 있다.

자동차 현지 생산과 부품업체 수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러시아로 수출하는 부품의 90% 이상은 현대차와 기아 러시아 공장으로 납품되고 있는데 이번 제재로 수출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현대차·기아의 생산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연 23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포함해 모든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네온(Ne)과 크립톤(Kr) 등 희귀가스 공급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50% 가량 점유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반도체 식각공정에 사용되는 크립톤은 지난해 전체 수입 물량의 48.2%가 우크라이나(30.7%)와 러시아(17.5%)에서 수입됐고, 노광공정에 쓰이는 네온 중 28.3%가 우크라이나(23.0%)와 러시아(5.3%)에서 들어왔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이미 전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희귀가스 공급 차질에 따라 수급난이 더 심화될 경우 국내 완성차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제재에 따른 러시아 시장 위축으로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 공장에서 TV를,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각각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러시아 내수와 독립국가연합(CIS) 일부에만 공급되고 있어 전체 공급망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현지 시장 위축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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