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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의 공매도 금지가 연장됐다. 불확실성은 제거된 셈이다. |
일단 공매도 금지가 연장됐다. 기한은 내년 3월까지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호평을 내놓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올해 3월 시작된 공매도 금지 조치는 9월 15일에 끝나는데 이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하는 것이다.
시중에선 동학 개미(개인투자자)가 또 이겼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금융투자세제 개편에 이어 공매도 금지 추가 연장까지 따낸 힘은 오로지 동학투자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시장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 투자자들은 당연히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의 영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조금 엇갈린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경 쓰이는 모습이다. 자금이 빠져나가지 않을까 염려하는 모습들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펀드멘탈이 과거와 달리 튼튼해져서 쉬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동의하는 모습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연장된 건 투자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에 추가로 유입되면서 상승장이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는 여전히 개인 투자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서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당국이 관련 제도를 개선해 안심하고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역시 이번 조치를 이끌어 낸 힘은 동학투자운동을 이끈 개미 투자자들의 집중력이다. 과거에는 개인들이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면서 흩어지는 바람에 별 힘을 쓰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투매에 가깝게 매도 주문을 낸 공백을 개미투자자들이 다 받쳐주면서 국내 증시의 기초체력이 그만큼 강해진 것이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될 경우 그동안 주가 반등을 이끈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실제로 개인은 코스피가 지난 3월 19일 연저점을 기록한 뒤 이날까지 60%가량 반등하는 과정에서 국내 주식(코스피·코스닥)을 30조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3조원, 기관은 약 14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거래 금지 연장 자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 연장이 개인 투자자에게는 좋은 소식이라 볼 수 있겠지만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적극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기존에 알려진 대로 6개월간 공매도 금지를 연장한다고 하는 것은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바이오 기업 등 공매도의 주요 타깃으로 거론되는 개별 종목의 경우 최근 주가가 오르고 있긴 하지만,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어디까지가 공매도 금지의 영향인지 판단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을 볼 때는 기업 가치로 설명해야 한다"며 "엄밀히 말해 이번 조치가 기업 가치 자체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결국 공매도 거래 재개는 시장의 움직임보다 향후 제도의 수정·보완 여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형렬 센터장은 "거래 재개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6개월 (금지 조치를) 연장한다고 하면 그때 가서 또 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단순히 시장 분위기나 투자자들의 요구만 고려해서 연장할 게 아니라, 정책 당국이 먼저 재개의 기준을 마련해 투자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시장성 변동 확대를 감안해 금지 기간을 연장했다며 앞으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올 대책으로 증권금융의 대주서비스를 대폭 늘리는 방안, 개인투자자 상대로 추첨 형태로 배정하는 방안, 고금리를 받고 있는 증권사의 신용융자 금리 인하 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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