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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 11일 본관 2층 공보관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국내 기준 금리를 결정할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개최가 25일로 예정돼 있는 가운데 여론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금리 결정과 관련된 움직임을 조명하는가 하면 자체 여론 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빌어 금통위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요약하면 금리 결정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움직임은 동결과 인상을 두고 엇 갈리고 있다. 국내 여론은 동결에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국내 주요 매체들은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 등을 인용해 미국내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의 목소리를 집중보도했다. 대표적인 예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다.
그는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미국가스협회 포럼에 참석해 “올해 두 번의 추가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 차라리 일찍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그의 이같은 언급은 현재 5.00~5.25%인 금리를 5.50~5.75%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연준 내에서 가장 강경한 매파로 꼽힌다.
또 다른 매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CNBC를 통해 “다음달 금리 인상을 하지 않더라도 긴축 사이클이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음달 동결을 인상 종료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주장도 전해졌다.
그동안 국내는 물론 미국 언론에서도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였던 점을 감안하면 결이 사뭇 다른 목소리였다.
전세계적으로 금리 인상과 동결 문제를 놓고 중국은 이미 동결로 방향을 잡았지만 유럽은 여전히 인상하겠다는 입장인 상황에서 대세를 결정할 미국내에서 지금과는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실질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8개월 연속 동결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향후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1일(현지 시각) “ECB의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추가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해외의 목소리가 엇갈리는 것과 달리 국내의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에 한 목소리다. 이번에는 금융투자협회가 나섰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3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89%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11%에 불과했다.
협회는 “5월 美 FOMC에서 긴축 종료 시그널이 확인된 가운데, 韓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오며 물가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어 5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보고서도 동결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동결할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2월로 종료됐으며, 연내 국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연준이 지난 5월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은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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