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유연탄 공급 차질로 전국 건설 현장에서 시멘트 부족 대란

정민수 기자 / 기사승인 : 2022-03-31 09: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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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의 수요는 많은데 시멘트 공급이 수요에 못 미쳐
▲ 사진=서울의 한 레미콘 공장 [제공/연합뉴스]

 

봄 성수기를 맞아 공사 현장이 늘면서 시멘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유연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멘트사들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30일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시멘트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대형 레미콘사에 따르면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원하는 시멘트 물량의 대략 10~30% 정도는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강원 등 주요 시멘트 공장에는 시멘트를 실어나르려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량 수십대가 줄을 늘어서는 등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봄철 성수기를 맞아 건설현장의 수요는 많은데 시멘트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유연탄 가격이 급등한데다 최근 러시아산 유연탄 공급 차질로 국내 시멘트사들의 생산이 어렵게됐기 때문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연탄 재고량이 한 달 치도 안되는 등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일부 감산에 나선 것이다.

국내 시멘트사들은 생산에 사용하는 유연탄의 70%가량을 러시아에서 수입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국내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나 중국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유연탄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수급도 원활치 않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 유연탄 가격은 호주 뉴캐슬탄 6천㎉ 기준으로 지난해 1월 t(톤)당 평균 103.0달러에서 지난 29일 272.3달러로 급등한 상태다. 이달 초에는 한때 t당 가격이 400달러를 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시멘트사들은 '동절기 시설보수'의 형태로 시멘트 공장의 일부 생산 시설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통상 시멘트사들이 건설현장의 비수기인 12∼3월에 시설보수를 많이 하지만 최근의 유연탄 가격 상승 부담으로 인해 4∼5월에 할 것을 앞당겨서 진행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유연탄 대신 사용할 폐합성수지 등 대체 연료를 사용하는데 이 또한 공급이 여의치 않다 보니 부득이하게 100%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면 봄철 성수기를 맞아 시멘트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시멘트 수요 전망치는 1천36만t인데 생산 규모는 998만t에 그치는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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