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이승철·백청강…'부활' 김태원, 다 털어놓았다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11-17 1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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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마약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합니다. 가보지 않은 곳을 가고파 함과 같죠. 나는 늘 얘기합니다. '나한테 물어보세요. 내가 다 얘기해줄게요.' 나한테는 얘기해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나는 스스로 생체 실험을 해봤기 때문에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마약은 불타오름의 표본입니다. 엄청난 화력으로 불타오를 수 있죠. 하지만 오랜 시간 꺼지지 않고 따뜻할 수는 없습니다." ('거미의 줄' 중)

"승철과 내가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어떻게 이렇게 끊임없을 수가 있을까요. 1985년엔 작은 조각들의 부딪침이었는데 지금은 약간의 제스처에도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합니다. 비난이든 뭐든 상관없이 정말 아름다운 흥미라는 생각이 듭니다." ('화해' 중)

KBS 2TV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MBC TV '스타 오디션-위대한 탄생' 등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록그룹 '부활'의 리더 김태원(46)이 자전 에세이집 '우연에서 기적으로'를 21일 펴낸다.

27년간 부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작곡가로 살다가 최근 '국민 할매', '국민 멘토'로 통하게 된 김태원에 대해 그간 대중이 궁금해하던 모든 것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3개 파트로 구성된 책에서 극심하게 소외됐던 아이가 한국 록 음악계에 중심으로 서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우울증과 대인기피증, 마약과 알코올의 늪에 빠졌던 시절의 모습도 고스란히 내보였다. 또 두 번의 감옥살이와 한 번의 정신병원행, 부활을 만들었으면서도 멤버 전원에게 버림받았던 시절도 남김 없이 털어놓는다.

파트1 '서툰'은 인생에 대해 서툴기만 했던 김태원이 과거에서 깨달은 것들을 담았다. 대인공포증을 겪었던 그가 30년의 노력 끝에 결국 사람의 눈을 바라봤을 때 알게 된 것은 오히려 상대방이 먼저 눈을 피하고 불편해한다는 것이다. 김태원이 검은 선글라스를 끼는 이유다.

"눈은 유일하게 인간 표면에 드러난 내장 기관"이라며 "나머지는 껍데기에 불과하다. 그 껍데기를 누군가는 조금 괜찮게 타고나고, 누군가에게는 조금 장애가 될 뿐"이라며 눈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마음을 여는 것, 사랑을 받아들이고자 함이라고 말한다.

이밖에 암 수술 등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기며 생각하게 된 죽음에 대한 사색도 담담하게 적었다.

파트2 '사색'은 30년 가까이 뮤지션으로 걸어오며 느낀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비밀' '이별에서 영원으로' '누구나 사랑을 한다' 등 박완규, 윤시내 등 부활의 역대 보컬들과의 컬래버레이션 앨범이 의도했던 바와 아내, 자폐증을 앓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고 칭한 아들의 가족사를 담은 곡에 대해 고백한다.

책 표지에 삽입된 그림은 김태원의 아들 우현군이 그린 것이다. 책 제목을 직접 지은 김태원은 '우연에서 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니지만 '우연'과 아들의 이름 '우현'이 비슷한 어감임을 염두에 뒀다.

파트3 '사람, 사랑 그리고 행복 이야기'에서는 동료들과 가족, 현재 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남자의 자격-청춘 합창단'의 지휘를 맡으면서 만난 노인들의 이야기와 개그맨 김구라와의 만남, MC 강호동에게 보내는 메시지, 자신이 멘토를 맡았던 '위대한 탄생' 우승자 백청강과의 결별에 대한 진실, 이승철과의 관계 등의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김태원은 "우리가 만들어가는 하루하루는 하나의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다. 단지 어느 크기로 그려 가는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할 뿐"이라며 "무심코 보내는 지금 이 순간, 지금 만나는 이 사람이 당장은 우연 같지만 미래에는 기적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밝혔다. 280쪽, 1만3000원, 청어람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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