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100억 대작 '계백'이 종영을 앞두고 클라이막스를 향해 가고 있지만 끝내 시청률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계백'은 지난 7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10% 초반대를 기록하며 SBS '무사 백동수'와 '천일의 약속'에 밀려 기를 펴지 못했다.
'계백'은 8월 23일 방송에서 14.1%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러나 뒷심 부족으로 이후에는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15일 방송에서는 11.2%까지 추락했다. 100억원 대작이 졸작이 된 이유가 뭘까.
사극으로는 처음으로 백제 역사를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여기에 배우 이서진, 조재현을 필두로 차인표, 오연수 등 중견연기자들의 카리스마와 명품연기로 시청자들을 끌어모을 힘이 있었다. 그러나 중반에 접어들어 차인표와 오연수가 하차하면서 극에 힘을 불어넣을 캐릭터 부재에 빠졌다.
두 캐릭터의 하차는 극 전개상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후속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계백'은 40%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선덕여왕'의 김근홍 PD가 연출하면서 '선덕여왕' 후속작으로 비교대상이 됐다. 그 결과 '전작을 뛰어넘는 후속작은 없다'는 속설이 맞아 떨어지고 말았다. 사택비(오연수 분)가 '선덕여왕' 미실(고현정 분)과 비슷한 캐릭터로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게 했다.
사택비가 퇴장하고 악역의 바통을 은고(송지효 분)가 이어받았다. 백제의 황후가 된 은고는 신라와 내통하며, 충신 성충(전노민 분)을 암살하는 등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반성하고 후회하는 등 확실한 악역이 되지 못해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제작비 100억원이 투자됐다고 하는데 의문이 일어날 만큼 초라한 전투신이다. 신라와 전쟁을 치르는 역사적 바탕으로 성 함락을 수차례 반복하지만 소규모 전투신 만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신에 동원된 군사가 고작 수십에 불과해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았음에도 '계백'은 종영 전까지도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진행되었음에도 터무니없는 말도 안 되는 상황 설정으로 스스로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황산벌 전투신을 끝으로 종영하게 되는 '계백'이 얼마나 설득력 있게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관심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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