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박대웅 기자] 2년간 계속되고 있는 유로존의 혼란 가운데 우리 증시는 조금씩이나마 '불확실성의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는 형국이어서 그나마 다행스럽다. 하지만 여전히 기나긴 터널 끝 빛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주 유럽 지도자들은 포괄적인 유로존 채무위기 해결안에 합의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혼란의 진앙지인 '문제아' 그리스의 정치적 혼돈이 다음주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의 개선세를 보여주는 여러 신호들이 포착된 것이다. 이에 코스피는 1900 전후에서 움직이며 2000선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의 부도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CDS프리미엄과 원-달러 환율도 8월초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외환시장도 안정된 모습이다. 2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7.80원 오른 1121.80원에 마감됐다. 9월 하순 1195.80원까지 급등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단기간에 안정을 찾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국가부도를 나타내는 한국의 CDS프리미엄 역시 11월 들어 150bp선을 나타냈다. 이는 8월 초 수준이다.
여기 지난 8~9월 한국을 떠난 유럽계 자금이 각각 4조7905억 원, 1조3165억 원에 이르던 것에 비해 10월 한 달 동안 국내 증시를 빠져나간 유럽계 자금은 4000억 원 남짓에 불과하다. 사실상 유럽계 자금 이탈이 중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유럽 재정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미국 경기도 우려보다 괜찮다면 지나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실제로 10월 초 85~89%까지 주식 비중을 낮췄던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11월 들어 95%까지 주식 비중을 높이며 이 같은 기대를 반영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 2일 그리스 국민투표와 같은 악재가 언제든 돌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글로벌 경제 못지 않게 기업의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그리스 문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든다고 해서 전 세계적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4분기 기업 실적은 향후 증시 방향성을 결정짓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이기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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