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과 우호 관계를 유지했던 중국이 카다피의 사망 이후 변화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21일 카다피의 사망을 받아들이는 한편, 리비아 과도정부 반군국가위원회(NTC)에 대해서도 손을 내미는 제스처를 취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날 카다피에 대한 비판적인 어조를 표명하며 전에 없던 카다피에 대한 험담을 늘어놨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카다피를 서방에 압력을 가하고 위협할 수 있는 중동의 '실력자'로 지칭했던 관영 언론들은 이날 카다피를 '미치광이'로 표현했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는 일제히 카다피의 사진을 보도하며 카다피를 제정신이 아닌 인물로 묘사했다.
인민일보는 "카다피의 죽음으로 중동에서 미치광이의 시대가 종결됐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중동의 미치광이, 카다피"라고 짧게 언급했다.
중국 정부도 이날 NTC의 카다피 사망 발표 이후 처음으로 공식 반응을 내놨다. 중국 외교부 장위(姜瑜)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이 순간 리비아의 역사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며 "민족적이고 국가적인 통합을 지켜내기 위해 가능한 빨리 포괄적인 정치적 전환이 시작되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카다피의 죽음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중국은 그동안 NTC를 지지하거나, 카다피를 비판하기를 거부해왔다. 카다피 정권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은 카다피 정권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회피하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을 반대하는 등 국제사회의 리비아 내전 개입에는 확고한 반대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중국도 NTC군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를 함락하고 카다피가 트리폴리에서 축출되자 조금씩 태도에 변화를 보였다. 지난 8월 뒤늦게 NTC를 리비아 합법정부로 공식 인정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중 유일하게 NTC를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리비아 사태 후속 조치를 위한 세계 60개국과 국제기구들의 논의인 '리비아의 친구들' 회의에 특사를 파견했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카다피 정권 당시 맺은 경제 협력이 성실히 이행되기를 바라면서 리비아 재건 사업에서도 배제당하지 않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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