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사망] 美-英-佛 과도정부 내 영향력 강화 위해 총력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10-21 08:2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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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과도정부…서구 열강의 각축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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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리비아 과도정부가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수도 트리폴리를 과도정부가 장악한지 2개월여 만이다. 카다피 사망과 함께 '카다피 이후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는 그간 '카다피 제거'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결집했다. 하지만 목표 달성 후 극심한 분열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측은 과도국가위원회의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다. 과도국가위는 반정부 인사와 해외 망명자, 아랍민족주의 세력과 카다피 체제에서 이탈한 인사, 여러 부족의 전사 등 다양한 계층과 부족이 섞여있다. 그동안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구심점이 바로 '카다피 제거'였다. 카다피 사망에 따른 구심점 상실로 인한 사회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과도국위 내에 친서방세력과 반미세력이 혼재한 것 역시 문제다. 여기에 알카에다 지부까지 반군의 일원으로 포함됐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과도위 세력간 또 다른 내전이나 분쟁의 발생으로 이슬람 무장세력이 득세해 '제2의 아프가니스탄'으로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런 징후들은 포착되고 있다. 카다피 사망 하루 전인 19일 과도정부 총리 마무드 지브릴은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과도정부 총리직을 그만두겠다"며 "리비아는 지금 끝없는 내전으로 국정이 마비가 돼 있는 '림보(천국과 지옥의 중간인 연옥)'다"고 말했다. 또 "정치적인 투쟁에는 돈, 조직, 이념, 무기 중 하나라도 필요한데 내게는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반군 최고사령관인 압둘 파다 유네스가 내부 반대파에 피살되기도 하는 등 반군 내 반목과 불화의 징조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세계 12위의 원유 수출국인 리비아의 '오일머니'도 문제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두고 내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프랑스는 리비아에 군대를 파견하는 대가로 리비아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35%를 받기로 반군 측과 비밀리에 협의했다는 의혹이 지난달 제기되기도 했다.

또한 서방세계의 개입 여부도 관건이다. 지난 8월 카다피 독재 정권이 사실상 붕괴됨에 따라 주요 서방 세력들은 리비아에서의 영향력 강화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터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트리폴리를 방문해 "우리는 법치와 약자 및 여성을 존중하는 모든 민주화 과정을 지지한다"며 리비아 민심얻기에 나섰다. 앞서 영국과 프랑스의 정상도 지난달 카다피 축출 후 리비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특히 프랑스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먼저 리비아 반군세력(현 과도정부)을 합법적 정부로 인정했으며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 등을 아끼지 않아왔다. 때문에 카다피 사후 리비아 과도정부에 적지 않은 입김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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