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청와대가 직접 서울 서초동 내곡동 사저 감정가를 의뢰해 1억원이 넘는 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0원"이라고 거짓말한 사실이 밝혀졌다.
청와대는 최근 내곡동 사저 공시지가와 관련해 "지은 지 31년 된 폐허 같은 건물"이라며 공시가격을 '0원'이라고 말했다. 이후 내곡동 사저 파문이 확산되자 한국감정원은 청와대 의뢰로 지난 5월 2차 감정평가를 실시했지만 지난 12일 해당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17일 한국감정평가협회 데이터베이스 기록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청와대가 올해 3월 나라감정평가법인에 의뢰한 감정평가에 내곡동 20-17번지 내 한정식 건물(205㎡)의 가격이 1억2368만979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모씨가 2009년 2월 이 땅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을 때 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에는 한정식 건물이 9917만6200원으로 적시됐다. 2년 사이 2300여만원이 늘어났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지난 10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은 지 31년 된 폐허 같은 건물로서 직접 가서 떼 본 등기부등본에는 건물 공시지가가 '제로'였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 부동산정보망에 올라 있는 한정식 건물 공시지가는 4억6800만원이다. 건물값이 부지 공시지가에 반영되면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헐값에 땅을 샀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시형씨는 지난 5월 청와대 대통령실과 함께 내곡동 20-17, 20-30(62㎡), 20-36(259㎡) 등 3필지의 지분을 11억2000만원에 매입했다. 대통령실은 시형씨와 공동 소유가 포함된 9개 필지를 42억8000만원에 샀다. 이 중 20-17은 원주인 유씨의 한정식이 있던 곳으로 사저 부지 중에서도 노른자위로 평가받는 땅이다. 시형씨는 이 땅의 62.5%의 지분을 갖고 있다.
대통령실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사저 예정지의 감정평가를 의뢰했다. 지난 3월 나라감정평가법인의 1차 감정 결과 시형씨 지분을 17억8737만원으로 평가했다. 이어 5월 한국감정원이 실시한 2차 평가에서는 16억7686만원으로 나타났다. 두 감정평가기관의 평가액이 시형씨가 구입한 금액보다 6억원 이상 높다. 반대로 대통령실 지분 평가액은 각각 25억4277만원(나라감정평가법인), 24억8685만원(한국감정원)으로 실제 매입가 42억8000만원의 60% 수준이다. 때문에 대통령실이 비싸게 돈을 주고 시형씨의 부족한 매입 대금을 보존해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다.
한국감정원은 12일 한국감정평가협회 데이터 베이스상의 사저 부지 감정평가 결과를 삭제요청해 지운 사실도 확인 됐다. 특히 논란이 된 사저 부지 감정평가 결과를 자진 삭제한 것을 두고 외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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