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브릭스, 달러 쌓아놓고도 ‘신중론’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9-15 1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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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중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브릭스(BRICS) 국가들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몰고 올 파장을 주시하면서 개입 수준을 저울질하고 있다. 수출을 통해 쌓은 브릭스 국가의 외환보유액은 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유로존을 지원하는 데 충분한 규모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은 “브릭스 국가들이 다음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유럽연합이 채무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브릭스에는 중국과 브라질,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 7월 말 현재 3조1975억달러로 가장 많고 러시아(5339억달러), 브라질(3461억달러)이 세계 5위 안에 든다. 인도는 3191억달러로 6위다. 신용위기로 국채를 발행해도 매수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를 매입해 준다면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전 세계가 위기 때마다 중국을 쳐다보고 있지만 중국이 이번에 기대대로 움직여줄지는 미지수다.

물론 유럽은 미국보다 중국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는 지역으로, 중국 수출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으로서도 유럽이 휘청대는 일은 자국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내수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7000억달러어치를 유럽에 투자해 놓고 있어 큰 손실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점이 결국 중국이 움직일 것이란 전망의 근거가 되고 있지만 오히려 정치적 요소까지 고려해가면서 신중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14일 다롄(大連)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 기조연설에서 “선진국들은 재정·통화정책에 책임을 져야 하며 중요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기본적으로 원 총리가 하고 싶었던 말은 중국이 도와주고 싶지만 유럽 채무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브릭스 국가 간 공동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브라질은 외환보유액의 70%가량을 달러 자산으로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보유액의 운용을 다변화한다는 점에서 유로존으로 눈길이 쏠릴 법하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나 재정위기에 몰린 국가의 국채를 쉽게 사들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동안 리스크가 낮은 증권에 외환보유액을 투자해 왔다는 점에서 브라질 중앙은행의 반대도 예상된다. 브라질 중앙은행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투자의 첫째 목표는 안전성, 둘째는 유동성, 셋째는 수익률”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유럽연합 펀드 등 유럽의 구제금융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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