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IN] 기아 외국인투수 트레비스의 두 얼굴

장병문 / 기사승인 : 2011-08-16 1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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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에는 적응, 문화에는 부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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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기아의 트레비스 블랙클리가 삼성 채태인에게 빈볼성 투구를 던져 벤치클리어링을 유발했다.

14일 14일 대구구장 기아-삼성전에서 기아의 선발 트레비스가 5회말 4-2로 삼성이 앞선 2사 2루 상황서 채태인에게 던진 2구째 볼이 채태인의 머리를 향했다. 채태인은 깜짝 놀랐며 몸을 피해 맞지 않았다. 그러나 5구째가 채태인의 몸에 맞으면서 신경전이 시작됐다.

채태인은 트레비스를 한동안 노려보며 1루로 향했다. 이때 트레비스가 '고의가 아니다'라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했다. 기아는 트레비스의 체력이 고갈된 것으로 판단하고 투수를 교체했는데, 마운드에서 내려오던 트레비스가 채태인에게 말을 걸었다.

이에 채태인이 두 팔을 벌리며 "왜?"라는 식으로 표현하자 트레비스가 흥분해 달려들었다. 두 사람이 서로 흥분하자 양 팀 선수들이 몰려들어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고 말았다.

앞서 트레비스는 2일 잠실구장 두산과의 경기에서 양의지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당시 양의지는 홈런을 치고 한참 동안 자신의 타구를 바라보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때 트레비스는 양의지가 베이스를 빨리 돌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으며 두산 김민호 코치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보통 한국의 투수들은 상대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면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다. 불필요한 언쟁을 피하기 위해서다. 아니면 타자를 바라보며 모자를 벗고 정중히 사과의 뜻을 전한다. 하지만 트레비스는 고의가 아니라는 뜻을 지나칠 정도로 표현했다. 의사소통이 안되는 상황에서 상대방을 자극했던 것이다.

또 양의지에게 홈런을 내준 뒤 지나치게 격분한 모습은 한국 야구문화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보여진다. 사실 트레비스가 야구를 했던 미국에서는 타자들이 홈런을 치면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며 빠르게 베이스를 도는 것이 불문율로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홈런 세레머니가 관대한 편이다.

트레비스는 올 시즌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단기간에 한국 야구 문화에 적응하기 어렵겠지만 변화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트레비스가 용병으로 한국행을 선택했다면 이러한 부분들도 모두 받아들여야만 한다.

현재까지 7승 5패 평균자책점 3.32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트레비스가 앞으로 한국 야구 문화를 확실히 이해하고 성숙된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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