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불펜이 강화됐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을 거쳐 복귀한 한기주(24)가 KIA 불펜진에 합류했다.
KIA는 '최강'이라 불리는 선발진을 자랑한다. 에이스 윤석민과 강력한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는 아킬리노 로페즈가 버티고 있고, 트레비스 브렉클리, 서재응 등 쟁쟁한 투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약점은 불펜이었다. 허약한 불펜 탓에 KIA 조범현(51) 감독은 골치를 썩었다.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부족했다. 특히 든든하게 뒷문을 단속해주는 확실한 마무리가 없었다.
조 감독은 유동훈과 손영민, 곽정철 등을 마무리 후보로 놓고 심사숙고했으나 어느 누구도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곽정철은 최근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런 상황에 한기주가 돌아왔다. 지난 2009년 11월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해온 한기주는 지난 14일 광주 두산전에서 2009년 9월25일 광주 넥센전 이후 657일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2006년 8월9일 대전 한화전 이후 1800일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한기주는 복귀전에서 3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2실점을 기록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한기주의 복귀가 눈 앞에 다가왔을 때 조 감독은 그를 선발 투수로 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었다. 한기주는 2007~2009년 마무리로 뛰었지만 선발을 원했다. 이 때문에 복귀전에서도 선발로 투입됐다.
그러나 조 감독은 한기주가 복귀한 이후 보직을 놓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 감독은 "한기주가 선발로 뛰려면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3~4경기 정도 더 선발로 나서야 한다. 우리 팀에 그럴 여유가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한기주가 선발 등판할 때 불펜 투수들이 조기 투입되어야 하는데 불펜진이 강하지 않은 팀 사정상 쉽지 않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KIA는 삼성과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동시에 조 감독은 한기주의 투구패턴이 단조로워 선발 투수로 뛰었을 때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며 한기주의 불펜 투입도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결국 조 감독은 한기주를 마무리로 쓰는 방안을 택했다.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한기주를 마무리로 투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기주는 3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꽁꽁 틀어막고 완벽하게 뒷문을 단속했다. 최고 152km에 이르는 직구로 삼성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섞어던졌다.
한기주는 2009년 6월21일 사직 롯데전 이후 756일만에 세이브를 챙겼다. 개인통산 57세이브째.
한기주가 불펜에 합류, 마무리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면 KIA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불펜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니게 된다.
강력한 선발들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면 당초 마무리 후보였던 손영민과 유동훈에게 1~2이닝 정도를 맡기고 한기주에게 뒷문을 맡기면 된다.
좌완 투수 심동섭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어 KIA의 '허리'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심동섭은 17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1-1로 맞선 3회말 2사 1,2루 상황에 등판해 2⅓이닝을 무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3승1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72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한기주는 "어떤 보직이 주어지든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조 감독은 이런 한기주에게 "고맙다"고 전했다.
치열한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KIA는 한기주를 불펜으로 전환하면서 전력을 재정비, 더욱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게 됐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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