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단 한번의 화재로 추락한 IT 강국의 위상

김영훈 / 기사승인 : 2018-11-27 15: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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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방재 시스템의 민낯 그대로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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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전세계적으로 IT 강국으로 불리우던 대한민국이 화재로 인해 수도권 일대의 통신망이 마비되는 상황이 초래됐다.


지난 주말 KT 아현지사오 건물과 통신케이블이 불에 타면서 서울 중구를 비롯해 용산구와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 및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 KT 유ㆍ무선 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가 이루어지지 않아 통신대란이 벌어졌다.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통신대란은 마치 재난과 같았다. 전화와 인터넷, TV와 단절되고 카드 사용이 되지 않아 일상적인 생활과 비즈니스가 무너졌다.


이번일로 많은 시민들이 피해를 봤으며, 특히 자영업자들은 주말 대목에 카드결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장사를 망쳐 눈앞이 캄캄했다.


이에 KT 황창규 회장은 개인 및 소상공인 등에 대한 적극적인 보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KT의 피해보상 규모는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 150분간 발생한 통신장애로 피해자 730만명에 총 220억원을 지급한 사례로 이번 KT의 피해보상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단 한번의 화재로 국가 기능 마비 수준의 사태는 통신구에 대한 허술한 방재 시스템의 민낯을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다.


통신구에 화재 방지 장치라고는 소화기 뿐이었다. 전화선 16만8000회선, 광케이블 220조 전선 세트가 설치된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 그 흔한 스프링클러가 하나도 없다니 허술하기 짝이 없다.


비좁은 통신구에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때문에 진입이 어렵다. 만약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었다면 초기진화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되고 피해 또한 최소화 했을 것이다.


그런데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던 이유가 소방법 때문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소방법에 따르면 지하구 길이가 500m 이상이고 수도·전기·가스 등이 집중된 공동지하구에는 소화기나 스프링클러 등 연소 방지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아현지사 통신구는 수도·전기·가스가 없는 통신회로와 케이블만 설치된 단일 지하통구였기 때문에 의무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한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스프링클러에 대한 소방법은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 통신시설에 문제가 생기면 길지 않은 시간안에 복구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시간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국가적 혼란이 발생한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국가 주요시설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해 IT강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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