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6일 오전 열린 제95기 유한양행 정기 주주총회
[데일리매거진=김학철 기자] 매년 1회 주주들이 모여 회사의 중요한 사항을 정하는 주식회사의 최고 의사결정 회의로 모든 주주들은 큰 관심을 같고 지켜보는 회의나 국내 기업들은 정기 주주총회가 요식행위로 치뤄지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많다.
국내 손꼽히는 제약사들은 이런 비판적 시각에는 아랑곳 하지 않고 제약사들이 각각 2018년 정기 주주총회를 16일 열었다.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들로 무려 20여개 제약사들이 이날 일제히 주주총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들 회사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이날의 회의는 큰 잡음 없이 너무도 조용한 가운데 치뤄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사들은 오늘 같은 날에는 지난해 회사의 잘못 된 점을 주주들에게 공개하고 앞으로의 회사 정책 방향등을 소상히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을 거수기로 만들어 바리는 주주총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미약품은 2016년 9월 29일 장 마감 뒤 1조원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는 호재성 공시를 한 뒤 다음날 장 시작 30분도 지나지 않아 외국기업이 자사의 기술관련 권리를 반납한다는 악재성 공시를 낸후 한미약품의 기술을 가져가기로 했던 독일의 제약기업 베링거인겔하임이 내성표적항암신약 '올무티닙'(HM61713)의 권리를 1년여 만에 반환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악재성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한미약품 직원과 개인투자자 등 14명에게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한 전업투자자에게는 13억원이 넘는 고액의 과징금 부과 결정이 내려지기도했다.
이런 가운데 2017년 5월 24일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한미약품 직원과 한미사이언스 직원, 또 이들에게서 계약해지 정보를 듣고 주식을 팔아 폭락 위험을 회피해 이득을 취한 14명에게 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과징금도 부과되어 손실 회피액 규모에 따라 각각 2천270만∼13억4천520만원까지 차등 부과 되기도 했다.
이같은 사안만을 놓고 봐도 당연히 자리에 참석했던 주주들은 큰소리가 나오는 등 회사 측에 어떠한 방법으로 든 회사를 운영했던 관련자들에 책임을 추궁 해야하나 이날의 한미약품은 이날 오전 8시30분 제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주요 경영실적 및 임종윤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너무도 조용히 의결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 9,166억원, 영업이익 822억원, 순이익 690억원 달성과 1,707억원 R&D 투자 등을 보고했다.
이날 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외국회사 수입약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개발 제품을 통해 안정적인 R&D 투자 모델을 공고히 하고 있다”면서 “사노피와 얀센, 스펙트럼 등 파트너사와 함께 개발 중인 글로벌 신약들의 상용화를 위한 임상 개발이 순조롭고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도 같은 날 제45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매출 6,523억원, 영업이익 391억원, 순이익 308억 등의 실적을 보고했다.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온라인팜과 JVM, 북경한미약품 등 계열사들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신약 개발과 어린이, 여성, 가족을 위한 리딩 헬스케어 그룹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도 이날 오전 200여명의 주주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9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유한양행도 관계회사 문제로 주주들에게 자유롭지는 않다 최근 지분 30%를 가지고 있는 유한킴벌리가 지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자사 23개 대리점과 함께 정부입찰 담합을 벌인 사실을 적발됐다.
2016년에는 생리대 가격 인상으로 논란에 휩싸였고, 이듬해엔 하기스와 그린핑거 아기물티슈에서 메탄올이 초과 검출돼 회수 조치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자사 23개 대리점과 함께 정부입찰 담합을 벌인 사실이 적발되어 치졸하기는 하지만 자진신고를 하면 과징금을 100% 면제받는 '리니언시 제도'를 이용해 그리멀지도 않은 2018년 2월의 일이다. 이로서 대리점과의 담합 행위로 유한킴벌리 본사가 납부해야 할 과징금은 고작 2억원이었으나 자진신고를 한 덕분에 안 내도 된 것이다.
자사의 대리점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만들어 상생 및 윤리경영을 외치던 유한킴벌리는 '갑을관계’로 얽혀있는 이번 담합 사건으로 얻은것 보다는 잃은것이 많았던 '리니언시 제도'이용이었다. 그럼에도 이날의 주주총회에서는 안건으로 올려졌던 지난해 매출액 1조4,622억원과 영업이익 887억원, 당기순이익 1,096억원을 보고하고 보통주 1주당 배당금 2,000원과 우선주 2,050원의 현금배당(총 217억원)을 승인받기까지 했다.
아울러 이정희 사장과 조욱제 부사장, 박종현 부사장, 김상철 상무이사를 이사로 재선임 했다. 이정희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임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전년대비 11% 성장한 1조4,622억의 매출을 달성했다”면서 “최근 3년 동안 13%의 높은 연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매출 1위 기업으로 위상을 확고히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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