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MBC
[데일리매거진=김용환 기자] 재벌가 출생의 비밀, 버려진 아들의 복수, 정략결혼과 엇갈린 사랑….
MBC TV '돈꽃'은 막장극으로 불릴 만한 요소를 고루 갖추고도 '막장'이라는 수식어를 교묘히 피해간다. 잘 짜인 복수극으로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도 20% 고지를 넘어 남은 4회에서 얼마나 더 오를지도 주목된다.
'돈꽃'에 대한 호평은 본능적으로 끌릴만한 이야기, 군더더기 없는 연출, 배우들의 연기력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돈꽃'은 여타 많은 주말극처럼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 중 하나인 복수를 소재로 한다. 주인공 강필주(장혁 분)가 청아그룹의 버려진 핏줄이며, 가문에 복수하려고 그룹에 입성한다는 큰 줄기가 그렇다.
복수를 소재로 꺼내 든 드라마는 대부분 고성이나 난투극, 배배 꼬는 스토리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방법을 택한다. 그러나 '돈꽃'은 주인공이 복수하는 과정에 집중하는 정공법을 택하고, 매회 강력한 '한방'을 주며 차별성을 드러낸다.
강필주가 자신의 정체, 장은천임을 밝히는 게 복수의 핵심임을 모든 시청자가 알지만 제작진은 그 시점과 방법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강필주는 나모현(박세영)에게는 비교적 초반에 정체를 들켰다. 덕분에 두 사람 간 안타까운 연정이 깊어졌다. 이어 장부천(장승조)도 강필주의 정체를 알고 그를 위협했지만, 오히려 강필주가 장부천이 청아가 핏줄이 아님을 공개해버리는 계기가 되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강필주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정말란(이미숙), 청아가 수장인 장국환(이순재)에게 직접 "내가 장은천"이라고 선언해버렸다.
'청아가의 개'로 살며 바닥부터 복수를 준비한 강필주가 청아가의 뒤통수를 차례로 치고, 나아가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새로 쓸 모습은 통쾌함을 배가한다. 그의 '단계별 정체공개'에 맞춰 시청률도 첫회 10.3%에서 최근 20.7%까지 차근차근 올랐다.
주인공의 차분하면서도 강인한 복수를 상징하는 듯한 드라마 로고 삽입과 영화 같은 영상미, 수준급 배경음악도 극의 몰입력을 높이는 데 든든한 몫을 한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