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천서 29명 목숨 앗아간 대형 참사…여전한 안전불감증

김용환 / 기사승인 : 2017-12-22 16: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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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난 21일 오전 대형 화재참사가 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제공/연합뉴스]

[데일리매거진=김용환 기자] 안타깝고 끔찍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지난 21일 오후 충분 제천의 9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불이나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했다. 불이 난 곳은 목욕탕ㆍ헬스클럽ㆍ음식점 등이 들어선 다중이용시설로 1층에서 난 불이 유독가스와 함께 건물 위로 타고 올라가면서 삽시간에 번져 피해가 컸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겨우 9층짜리 건물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인재일 가능성이 크다.


조금만 더 안전 관리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얼마든지 인명 피해를 줄일 수도 있었다는 애기다. 사망자는 2층 목욕탕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화재경보기가 제때 울리지 않았거나 비상 탈출로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각 층으로 통하는 계단에는 방화시설이 없었고, 건물내 스프링쿨러도 고장이 잦았다고 한다. 더욱이 불길이 급속하게 확산된 데는 건물 외벽이 불에 타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단열재 외벽이 연통과 같은 역할을 해 불쏘시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화재 진압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건물 주변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 접근이 늦어졌고, 소방용 굴절 사다리차가 작동을 하지 않아 민간업체 차량이 구조에 나서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추운 날씨에 밸브가 터졌다는 소방당국의 해명이 궁색한 변명이 불과하다.


이번 화재는 비극적인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한 대한민국을 그토록 강조해왔지만 결국 우리 사회에 안전과 관련한 의식과 시스템이 하나도 달라진 게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아직까지 안전불감증으로 대형 인재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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