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페렴 대형악재... 사드 때만큼 영향 커질까?

정민수 기자 / 기사승인 : 2020-01-23 17:3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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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전면 봉쇄에 중국 증시 일제히 하락, 경기충격 우려도...

▲ 21일 우한으로 가는 여객기 내부 모습이다. 이제는 완전봉쇄돼 이 모습도 볼 수 없게 됐다.
중국 경제가 '우한 폐렴' 사태라는 또 하나의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다.

미중 무역 전쟁의 피해를 톡톡히 입어 온 정국이 겨우 기지개를 켜기도 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우한 폐렴' 환자와 사망자가 중국 전역에서 폭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때와 맞먹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초기 우한폐렴 보도를 자제시키며 쉬쉬하던 분위기에서 중국 정부는 철저 봉쇄와 격리라는 강격대책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날 새벽에 우한전역의 교통 흐름을 완전 봉쇄하는 강격한 대책을 내놓은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의 위기감에 바짝 긴장감을 표시하고 있다.

 

루팅(陸挺) 노무라증권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지 차이신(財新)과 인터뷰에서 "우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확산이 2003년 사스 때와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중국 경제에, 특히 서비스 분야에 큰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중국 경제는 사스 사태 때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사스 사태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닥치기 전인 20031분기 11.1%에 달했지만 그해 2분기에는 9.1%로 급속히 둔화했다

지난 한 해는 내내 미중 무역분쟁으로 경제가 가라 앉아 있다가 연말에 겨우 회복되는가 했는데 이번엔 우한 폐렴 소동이다. 올해 '우한 폐렴' 사태가 날로 심각해져 가면서 중국의 소매판매와 교통·관광·음식 산업이 벌써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 경제 성장 6% 도달 가능할까? 

 

23일 중국 주요지수가 폭락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5% 하락한 2,976.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3.44%까지 떨어진 2,955.35까지 밀리기도 했다. 선전성분지수도 3.52% 폭락한 10,681.90으로 장을 마감했다.

'우한 폐렴'이 중국에서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중국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또 이날 새벽 전격적으로 극약 처방에 가까운 '우한 봉쇄령'이 발표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었다폐렴의 발원지인 인구 1000만의 도시 우한은 23일부터 봉쇄된 채 시내 교통까지 전면 중단되면서 도시 내 상업 활동이 완전 마비되다시피 했다.


이날 상하이와 선전 양대 증시에서는 100여개 가까운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대만과 홍콩 한국의 증시 지수도 하락 마감했다중국으로서는 뼈아픈 대형 악재가 또 시작되는 상황이다.

 

중국 대부분 지역에서 '우한 폐렴' 환자가 속출 중인 가운데 수도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다른 중국 주요 도시에서도 시민들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한데 이는 전통적으로 소비가 왕성한 춘제(春節·중국의 설)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춘절 장사는 반년 농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게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우한 폐렴' 사태는 최근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는 중국 경제에 또 하나의 도전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단기간에 확산이 억제되지 못한다면 소매판매, 여행, 호텔, 음식, 운수업 등에 명확한 충격을 줄 것"이라며 '우한 폐렴' 사태가 올해 1분기와 2분기 중국 경제 성장 회복세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진단했다예기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은 올해 중국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는 6.0%의 경제성장률을 사수하는 데 큰 도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급속한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부양 노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중국은 올해 인프라 투자용 지방정부 특수목적 채권 배정액을 작년의 21500억위안보다 많은 3조위안대로 늘릴 것으로 많은 전문가가 예상한다.

 

또 정부 주도의 통화 완화정책이 예상된다. 올해 추가로 지급준비율을 내리고 실질 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완화 쪽에 기운 통화 정책을 펼 것으로 관측된다실제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6일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전후한 자급 수요 급증에 대비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려 8000억 위안(134조원)의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또 23일 중소기업, 민영기업 등 지원용으로 국한된 선별적 중기유동성지원창구(TMLF)를 통해 2405억위안(405000억원)의 저리 자금을 풀었다.

 

한편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는 "2003년 사스 발생 때와 유사하게 정부가 앞으로 통화 완화 강도를 높여 질병으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할 수 있다"며 연내에 지준율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각각 추가로 50bp(1bp=0.01%포인트), 1015bp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것이 미국의 새로운 압력이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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