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영업] 한국은행 '고위험 자영업 10만가구' 부채 40조 …'채무상환 위험 주의기업' 1년새 33.4%→36.8%

이재만 기자 / 기사승인 : 2021-03-25 12:38:44
  • -
  • +
  • 인쇄
-금리 상승과 함께 대출 금리까지 오르면 이들의 부담은 훨씬 더 커질 전망
-지난해 3월 말 비교 9개월 사이 고위험 자영업 가구 수 9만8천가구
▲ 자영업 고위험가구 수·금융부채 비중 추이 [제공/한국은행]

 

코로나19 장기화로 빚을 갚지 못할 한계 상황에 몰리는 자영업자와 기업이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의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가 25일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고(高)위험'군으로 분류되는 자영업자 가구는 작년 말 현재 20만7천가구, 이들의 부채는 79조1천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분석에서 고위험 자영업 가구는 DSR(소득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40%, DTA(자산평가액대비 총부채 비율)가 100%를 넘는 가구로 정의됐다.

지난해 3월 말과 비교해 9개월 사이 고위험 자영업 가구 수가 9만8천가구, 고위험 부채도 40조4천억원 늘었다.

다만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기업에 대한 원리금 상환유예 조치의 정책 효과를 반영하면, 고위험 자영업자 가구는 19만2천가구, 고위험 부채 규모는 76조6천억원으로 다소 줄어든다. 19만2천가구는 금융부채가 있는 전체 자영업자의 6.5%에 해당한다.

19만2천 가구를 기준으로 업종별 구성(금융부채 기준)을 보면, 도소매 비중이 18.8%로 가장 크다. 이어 운수(15.4%), 보건(5.4%), 개인서비스(5.3%) 순이다.

또 소득 계층별로 보면 중·저소득층(1~3분위) 비중이 가구 수 기준으로 59.1%, 금융부채 기준으로 40%를 차지한다.

전체 자영업자의 DSR은 작년 3월 말 37.1%에서 12월 말 38.3%로 1.2%포인트(p) 올랐다. 소상공인 원리금 상환유예 정책 효과를 빼면, DSR 상승 폭은 5.7%포인트(37.1%→42.8%)까지 커진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자영업자의 LTI(소득대비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95.9%에서 238.7%로 뛰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충격으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상당폭 악화했고, 특히 저소득(1∼2분위) 자영업자의 경우 재무건전성 저하가 다른 계층보다 심각하다"며 "향후 매출 충격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리금 상환유예가 종료되면 자영업자 채무상환 능력 악화가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도 계속 나빠지고 있다.

 

 

▲ 채무상환 위험 및 채무상환 위험 주의 기업 비중 추이 [제공/한국은행]

지난해 '채무상환 위험 기업' 비중은 전체 분석 대상기업(2019년말·2020년 3분기말 재무제표가 모두 공시된 상장·비상장기업 2천175개)의 6.9%로, 2019년의 7.8%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채무상환 위험 주의기업'의 비중은 1년새 33.4%에서 36.8%로 3.4%포인트 오히려 뚜렷하게 늘었다.

채무상환 위험 기업은 이자보상배율, 차입금상환배율, 부채비율이 각 기준(1이상, 5배 이하, 200% 이하)을 모두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다. 채무상환 위험 주의기업은 2개 이상에서 미달한 좀 더 넓은 범위의 재무건전성 위험 기업군을 말한다.

채무상환 위험 기업의 여신은 분석 대상 기업 전체의 금융기관 여신(403조8천억원)에서 10.4%를 차지했다. 2019년의 9%와 비교해 비율이 1.4%포인트 높아졌다.

채무상환 위험 주의기업의 여신 비중도 1년새 40%에서 40.9%로 늘었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 기업 부문 전체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기본 시나리오(매출액 증가율 7.2%) ▲ 경기 회복세가 업종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나는 'K'자형 회복 시나리오(1.1%) ▲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부정적 시나리오(-5.6%)로 나눠 기업 여신의 위험도 변화를 추정했다.
▲사진=한국은행

분석 결과 기본 시나리오에서 채무상환 위험 기업 수와 여신 비중은 각 5.3%, 5.2%로 1.6%포인트, 5.2%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회복세가 업종별로 달리 나타나는 시나리오에서는 위험 기업 수와 여신 비중 하락 폭이 0.2%포인트(6.9→6.7%), 0.3%포인트(10.4→10.1%)로 크게 줄었다.

부정적 시나리오의 경우 오히려 위험 기업 수와 여신 비중이 각 8.1%, 16.6%로 2020년보다 1.2%포인트, 6.2%포인트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업의 전반적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고 기업 간 차별화가 심해졌다"며 "향후 실물경제 상황이 호전되더라도 부문간 회복 속도가 차별화하면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개선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핫이슈 기사

칼럼

+

스포츠

+

PHOT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