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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바이오팜이 미국 시장에 야심차게 진출한 뇌전증 치료제. 이 회사는 6월에 유가증권 상장을 추진한다. |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전날 금융위원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공모 주식수는 1957만8310주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6000∼4만9000원으로, 공모 예정금액은 희망 범위 상단 기준으로 9593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공모다.
이 규모는 지난 2017년 5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약 1조88억원)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규모가 되는 셈이다.
이 규모는 올해 1분기 공모 과정을 거쳐 신규 상장한 기업 8곳의 총 공모 금액이 2744억원에 불과했다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으며, 최근 현지 시장에 제품을 공식 출시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신약으로 FDA에 직접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획득한 건 SK바이오팜이 처음이다.
주식 시장에선 이 회사의 공모가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만큼 상장 후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공모가 범위를 바탕으로 산출한 시가총액은 2조8000억∼3조8000억원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예상 시가총액을 4조∼5조원, DB금융투자는 SK바이오팜의 신약가치를 4조원, 기업가치를 5조원 이상으로 각각 전망했다. 시장 기대치가 반영된 것이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약 개발 능력을 고려할 때 향후 4조8000억원 규모의 기업가치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에는 전체 주식 가운데 우리사주나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을 제외한 일반투자자 배정 물량만 시장에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공모가를 대폭 상회하는 주가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번 공모 과정을 계기로 모회사 SK의 SK바이오팜 주식 가치가 다시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는 증권신고서 작성일 기준으로 SK바이오팜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장 이후 지분율은 75%다. 주가가 충분히 올라갈 매력있는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는 탓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번 공모 과정을 통해 SK가 보유한 SK바이오팜 지분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향후 SK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가 10.17% 급등했는데 여기에는 SK바이오팜 지분 가치 재료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SK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21.98%나 뛰어올랐다.
주식 시장에선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평가된 경향이 있다는 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투자자의 확실한 배팅을 유도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SK바이오팜은 유상증자 주식 가운데 20%를 우리사주에 우선배정했고, 80%를 일반공모한다. 우리사주 청약일은 6월 23일, 일반공모 청약일은 6월 23, 24일 양일간 진행되며 납입일은 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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