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1만원 공약 두고 본격 씨름질 시작

이준섭 / 기사승인 : 2020-07-08 08: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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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 노동자측 “1만원은 공약” vs 기업측 “못 버티고 쓰러질 판”

노사 양측 수정안도 안 내… 타협이나 상생은 꿈도 못 꿀 판

▲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5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한 사용자 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과 근로자 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무거운 표정으로 서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7일부터 2021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노동자와 경영인의 논의가 시작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5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지난 1일 열렸던 4차 전원회의 결과 노동계와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을 제출했는데 각각 1만원(16.4% 인상), 8410(2.1% 삭감)으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이전 회의 당시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 양측 모두에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양측의 입장의 차이 폭을 줄여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이었다.

 

7일에도 노동계와 경영계는 회의 시작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근로자위원인 윤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노동계의 최초 요구안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한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이행을 요구하는 것"라며 "노동계의 1만원 요구에 '무리한 요구', '억지를 피운다'기보다 대통령이 약속을 지켜야 되는 것"와 같은 모두발언을 전했다.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경영계에 삭감안 철회를 요구하면서 "올해 2.9% 인상된 최저임금액은 저임금 노동자가 느끼기에 다소 낮은 수준의 인상률이다. 코로나19 경제 위기 상황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저임금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인상이 필요하다"며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사용자 측도 거세게 반발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지금 산업 현장은 일감 자체가 없어 빚으로 간신히 버티는 곳이 많다. 청년 알바도 하늘의 별 따기다""사용자위원들은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최저임금 인하안을 제출한 것이다"라며 토로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실정""코로나19가 잡히지 않으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많다"고 호소했다.

 

노사 측이 이날 수정안을 본격적으로 제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용자위원 측에서 삭감안을 고수할지를 두고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데서 비롯되었다.

 

 

▲출처=연합뉴스
 

 

박준식 위원장은 노사 양측에 오는 9일에 개최될 6차 전원회의에는 수정안을 제출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근로자위원 8, 사용자위원 9, 공익위원 9명 등 26명이 모였다. 공익위원들은 회의 중 노동계, 경영계와 각각 별도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초 요구안을 산출하게 된 근거 등을 들으며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이다.

 

최저임금의 최종 고시 기한이 85일이므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늦어도 이달 중순에는 마무리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더해 고용자와 사용자 측의 의견이 첨예히 엇갈리는 만큼, 노동계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측은 일자리 지키기를 내세워 최저임금 삭감 혹은 동결을 주장하는 한편, 근로자 측은 최저임금을 생존권으로 제시하며 사측 주장에 대해 일자리 뺏기에 더해 임금마저 뺏는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뿐 아니라 고용된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수당들 역시 최근 자영업자와 고용자 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최저임금위원회와 같은 사회적 대화의 장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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