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재편 어디로? HDC현산과 제주항공의 선택지는...

이준섭 기자 / 기사승인 : 2020-06-09 12:16:14
  • -
  • +
  • 인쇄
HDC현산, 산은은행에 재협의 요청... 응답에 주목

제주항공도 이스타 인수 전에 체불 임금 등에 발목 붙잡힌 모습

▲제공=아시아나

 

진퇴양난’, 지금 항공업계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수하려는 기업들이 산적한 항공사 문제들의 걸림돌 해소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HDC현산은 산업은행에 아시아아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HDC현산으로서는 크게 앞을 내다보고 인수를 결정했는데 항공업계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 갑갑하긴 마찬가지다.

 

현산은 지난달 29일 산은이 보낸 공문에 대해 회신했다면서 "인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고 인수가치를 훼손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재점검 및 재협의를 위해 계약상 거래종결일 연장에 공감한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이 "이달 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고 압박한 데 대한 답변인 셈이다. 또 현산은 "산은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최근 정부는 기간산업안정자금 지원책을 내놓았으나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 인수 작업을 앞두고 있어 일단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분위기이다. 아시아나로서는 답답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 모두 이달 내에 한발 나간 입장을 제시하지 않으면 각각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려던 계약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산이 바로 인수 의지를 재확인했지만 헤쳐나갈 길은 아직도 멀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과 제주항공 모두 작년 말 각각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과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하면서 거래 최종 시한을 이달 말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모빌리티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결단을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한편 계열사 에어부산 등과의 분리매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일본항공의 기업회생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더 두고 볼 일이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 역시 최근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명목상 이유는 해외 기업결합심사의 미승인이지만, 실질적인 걸림돌은 이스타항공의 체불 임금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 경영상 어려움을 겪은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직격탄으로 국내선과 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지난 2월부터 임직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체불 임금만 250억원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임금 체불 해소를 위해 현 경영진과 대주주가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지만,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에 책임을 넘기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최근 노조 측과 간담회를 갖고 "파산은 면해야 하지 않느냐""4월 이후 휴업수당을 반납하는 데 동의하면 23월 체불임금은 최대한 지불하고, 제주항공을 통해 고용 승계도 보장하겠다"며 노조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62명을 정리해고하기로 정해놓고 명단은 공개하지 않는 식으로, 정리해고를 무기로 체불임금 반납을 요구했다""이미 일부는 희망 퇴직했고, 정리해고 인원도 정해진 마당에 고용 승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난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에 17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이는 고용 유지를 전제로 한 지원인 만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후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딜 클로징을 위해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에 계약금 1195000만원을 제외한 차액 4255000만원을 납입해야 한다.

 

이에 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체불 임금 지급 의무는 이스타항공 법인체에 있는 만큼 제주항공이 250억원을 뺀 나머지 금액만 이스타홀딩스에 지급하고, 딜 클로징 후 경영진으로서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도 내놓고 있지만,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작다.

 

특히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두 자녀가 이스타홀딩스 지분 100%를 보유한 만큼 노조는 이 의원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의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아시아나는 단기 자금 60억원을 상환했으나 올해 해결할 차입금 25000억원이 남아있고 매달 나가는 고정비용도 만만치 않아 재무부담이 큰 상태이고 이스타항공 역시 체불 논의로 어려운 만큼 항공업계의 앞날은 매우 불투명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 내에서는 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에 대비해 '플랜B'를 짜야 하는 것 아니냐는 구체적인 목소리까지 나온 상황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을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내놓는다고 해도 제3의 인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문제다. 제주항공도 항공업계의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뉴스댓글 >

주요기사

+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

스포츠

+

PHOTO NEWS